내가 쓰는 이야기

가을을 닮은 의자

좋은그림 2010. 11. 8. 20:22

가을이 저만치 간다기에 가을을 마중 나섰다.

딱히 정해진 길 없으니, 바람이 부는 대로 길을 나선다..

 

단풍빛 붉은 고운 자태가 눈길을 끌고,,

갈잎의 흙을 닮은 빛깔이 포근함을 더해준다.

노랑색 은행잎 자태는 또 어떻고...

갈대꽃도, 억새꽃도 바람의 향기로 채색되었고,

가을날 색들은 이렇게 곱게 물들고 있었다..

 

바람이 제멋대로 분다.

낙엽은 바람 따라 춤추고 있다.

이 가을이 지나면 이들에게 또 다른 봄이 오고,....

그리고 이들과 더불어, 또 다른 가을을 이야기 하려니....

 

가을을 숨쉬려고 길을 나섰다가,,

가을을 꼭 닮은 빈의자 하나,, 눈에 들어왔다.

왜 가을을 꼭 닮았다... 생각했을까?

가을날 빈의자 모습이 조금은 허전했다.

다가오는 봄엔 이 의자에 어떤 이 앉아 있는,,

꼭 그런 모습을 사진 찍고 싶었다..

 

                                                (고창 선운사 앞뜰에서....)

가을이 있다.

가을이 간다.

가을 색이 이쁘다..

그러면서도 가을은 스산하다..

그렇지만,,

가을을 닮은 빈의자가 아닌,,

봄을 닮은 의자의 모습을 그려보는 희망으로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