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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든 세월···그 또한 지나가더라” (신달자)
    좋은 시, 좋은 글 2008. 4. 18. 11:27
    힘든 세월···그 또한 지나가더라”
    [포커스신문사 | 곽명동기자 2008-04-18 09:31:52]
     
    ■ 시인  신 달 자

    개인사 털어놓은 에세이 ‘나는 마흔…’ 출간
    24년 남편 병수발 등 고단한 삶의 무게 고백

    “세 명의 딸들이 이 책을 받아보곤 3일 동안 숨겨놨다고 하더군요. 아이들도 엄마인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는 게 두려웠던 모양이에요.”

    시인 신달자(65)가 24년 동안 남편 병구완에 보낸 시절을 회고한 에세이 ‘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민음사)를 펴냈다. 이 책은 출판계 불황 속에서도 출간 일주일 만에 3쇄를 찍어냈을 정도로 화제다.

    시인이 35세 되던 생일에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의사는 마음의 준비를 해두라고 일러줬다. 그러나 남편은 23일 만에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몸은 말이 아니었다. 우울증에 시달렸고, 정신병을 앓았고, 점점 폭력적이 됐다. 시인은 남편에게 매맞은 이야기까지 썼다.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쾅 하고 쏴 버리고 싶은 광기, 그러다 모든 걸 꿀꺽 삼키며 입 닫는 눈물겨운 침묵, 결혼하고 33년을 살면서 남편의 짐을 드는 노예이거나 보호자였던 운명을 생생하게 담았다.

    “나는 아프지 않았지만 죽었고, 그는 아팠지만 살아 있었던 셈이죠.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어요. 다 털어놓고 나니까 시원해요. 고요하고 편안합니다.”

    남편은 1977년 5월11일 쓰러져 2000년 10월21일 사망했다. 24년의 고통도 함께 사라졌다. ‘아무리 힘든 순간도 지나간다’는 말을 되뇌인 세월이었다. 남편을 보낸 뒤 병원 식당에 앉아 꾸역꾸역 밥을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삶은 그러했다. 2001년부터 지난 삶을 메모했다. 시간을 묵혀 이제야 세상에 내놓았다.
     
    “제 고생담을 자랑삼아 얘기한 책이 아닙니다. 가족에 대한 의미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자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어요. 아무리 밉고 싫어도 가족은 가족이니까요.”

    강자는 버릴 수 있다. 그러나 약자는 버릴 수 없다. 남편은 늘 약자였다. 버리기 힘들었다. 인간은 아무리 힘든 고통도 이기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다. 비극 속에서도 자생력이 꿈틀댔다.

    “제 묘비명을 지금 쓴다면, ‘신달자의 삶은 바보였는가, 천재였는가’로 하겠어요. 24년의 세월을 버틴 게 잘한 건지, 못한 건지 묻고 싶어요.”

    시인은 19일 오후 5시 광화문 교보문고, 20일 오후 2시 강남 교보문고에서 팬 사인회를 연다.

     /글 곽명동기자ㆍ사진 이효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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