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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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역 새똥이야기내가 쓰는 이야기 2025. 3. 31. 11:52
출퇴근길.신도림역 6번 출구를 나와서 20미터 정도 오면 새들의 분변물이 수를 놓은 듯이 바닥에 하얗게 뿌려져 있다.유독 한 장소에서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주변에 높이 자란 소나무 위에서 볼 일을 본 듯하여 이 근처만 오면 눈은 항상 하늘을 향하게 된다. 2,3년 전 어느해인가 5월1일(날자는 기억이 뚜렷하다) 역곡역 커다란 빌딩 앞을 지나치는데, 빌딩에서 버린 따스한 물을 한바가지 뒤집어쓰고는 어디서 이딴 짓을? 하고는 도끼눈을 뜬 적이 있다.이내 머리에 얼굴에, 어깨에 숄더백에 그리고 다리에 누런 분변물이 흘러 내리는 것을 보게 된다.빌딩 한켠에 비둘기들이 자리잡고서 단체로 응가를 한 것을 재수 좋게(?) 내가 뒤집어 쓴 것이다.날이 따스한 덕에 춥지는 않게 역곡역 화장실로 가서 머리,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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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세상 구경할 뻔 했습니다.내가 쓰는 이야기 2024. 6. 16. 21:43
아이 결혼 등으로 심신이 조금은 피곤했던 듯 싶었지요.마음은 이젠 평화로움이...하고 무한 기쁨도 함께 했지만요.혼자서 예식에 참여한 아이 결혼은 조금은 어색할 줄 알았는데, 너무나 정신없이 인사하고 사진 찍히고 하다보니 그냥그냥 잘 끝낸 것 같았습니다.많은 분들의 성원도 고맙고 아이 회사 관련인들의 화환이 30~50개 정도 병풍처럼 둘러쳐져서 처음엔 어리둥절하기도 했습니다.처량할 줄 알았는데, 아이에게 고맙고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토요일 결혼 그리고 그다음다음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원주에 3박4일 출장을 갔습니다.미루고 미루다가 간 출장길인데다가 심신이 피곤한데 빨리 끝내고 집에 돌아가야지..하는 마음이 가득이었습니다.3박4일 일정을 2박3일에 끝내고 집에 가서 하루 쉬어야지...하는 맹랑한 생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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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 두문동재, 개불알꽃, 복주머니란, 광릉요강꽃내가 쓰는 이야기 2024. 5. 15. 15:33
복주머니처럼 생겨서 복주머니란이란다..이름 한번 잘 붙인 것 같다.. 그런데 한동안은 이꽃을 개불알꽃이라고도 불렀다.개의 거시기를 닮아 개불알인데....참꽃도 있고, 개꽃도 있고....쑥도 있고, 개똥쑥도 있고...참으로 개라는 동물은 이곳저곳 격이 떨어지면 가져다 붙이니,,, 바쁘다...그래서 우리곁에서 친근한가? ㅎ 요래 생긴 모습의 꽃이 제법 이쁘고 탐스럽다.그런데 광릉수목원에도 이것 비슷한 꽃이 발견되었는데,,, 요강을 닮았다고 광릉요강꽃이라 한단다.광릉수목원에서 처음 발견하여 그리명명하였다는데,,, 요강을 닮았다고 요강꽃이라니..요즘 아이들이 크면 요강이 어찌 생겼을지는 알기나 할까?광릉요강꽃은 복주머니란보다 조금 일찍 피고지기에 초봄이 아니면 만나기 어렵다. 왜??? 이번에 여행가는 태백두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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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내가 쓰는 이야기 2023. 8. 22. 00:10
정말 더운날들의 연속이다. 보름이상을 35도 정도의 날들이 연속이더니, 태풍이 오고 갔음에도 33도 정도의 뜨거운 태양볕이 기승이다. 일터에 오고가는 길에서 땀으로 흥건하게 적셔진 손수건을 물에 빤 듯이 짜게 된다.. 이렇게 덥다덥다하다보면 시간만이 어느새 저절로 흘렀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시간을 그럭저럭 흘러 가을날로 가건만 이런 새로운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다.. 적응하면 진화하는 것인데 한세대에 진화가 이루어지진 않겠지. 어쩌다 숲을 들어가면 숲모기들이 작정하고 덤벼든다. 그런데,, 정말 묘하게도 올여름에 집모기는 예년에 비해서 정말 많이 사라졌다. 아마도 뜨겁게 달구어진 태양볕에 모기들의 서식처가 금새금새 말라버려 애벌레가 살아나기 힘들었나 보다.. 이렇게 집모기들은 새로 만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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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에..내가 쓰는 이야기 2022. 12. 9. 00:43
가을이 깊어가는 시간에 오랜만에 북한산 숨은벽을 목표한다. 북한산 바위산들 중에서도 가장 위용을 떨치는 멋진 모습을 가진 구간이다. 친구2명과 함께 하는데, 한명은 20대에 미국 이민을 갔다가 올해 한국으로 뉴턴한 친구이다. 미국에서 살던 곳에는 산이 없어 한국의 산행을 몹시도 그리워했던 친구이다. 이전에도 가끔 한국에 나오면 둘이서 인왕산 등 산행을 했던 적이 있다. 마라톤을 했던 친구라서 산행하는 데는 오히려 나보다 무리가 없다. 한 친구는 아직도 이것저것 자격증 공부를 하는 친구인데, 요즈음 건강에 큰 이상을 느껴서 멋진 산행길을 안내해 달라고 하여 함께 하였다. 한 주 전에는 사패산 원각사를 출발점으로 하여 도봉산 포대능선을 거쳐 공포의 Y계곡을 경험하고 신선대로 해서 도봉탐방센타를 하산점으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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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를 사면서 ..2편내가 쓰는 이야기 2022. 12. 9. 00:42
무주에서 거창 가는 길에는 육십령 고개 등 재가 많다. 육십령 전설은 예전에 산적이 많아서 이곳을 넘으려면 60명 이상의 사람이 모여야만 넘을 용기를 얻었다 한다. 그렇게 재가 많으니 거창 사과가 유명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구절초 향을 만나러 거창까지 달려갔으나 거창의 이곳저곳의 구절초에서도 향기가 없다. 왜 이런가? 정말 이상하다.. 그래서 예전에 머물던 거창 가북면 산골 깊은 곳까지 가본다. 그렇지만 이곳의 구절초에도 향기가 없었다. 생각에 생각이 미치는 것은 비가 많이 와서인가? 하는 의문만 품어 본다. 비도 조금은 자주 와서 향기가 옅어졌을 수도 있고,, 시시때때로 중국에서 불어오는 미세먼지에 의해서 비 속에 산성 성분인 중금속 성분들이 많아져서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 보았다. 식물의 맛과 향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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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를 사면서..1편내가 쓰는 이야기 2022. 12. 9. 00:41
마트에 포장된 냉이가 눈길을 끈다. 잊혀진 향내가 돌아올 듯하여 냉큼 집어들었다. 달래도 사야하나? 잠시 망설였지만 우선 냉이의 참맛만 보기로 한다. 맛난 된장을 조금하고 국간장 등 하여 냉이국을 끓였다. ‘너 뭐니?’ 묻고 싶지도 않은 맛을 만난다. 정말 아무런 맛과 향이 나지 않는 잡풀이다. 예휴~~~ 소리가 절로 나지만 된장 맛에 국을 버리진 못한다. 왜 이럴까? 곰곰 생각해보니 추운 계절을 만나고 커야 제 맛이 날 터인데 이 가을같은 겨울날에 추운 날이 하루도 없었던 듯 하다. 예쁜 모습을 보니 비료도 주어서 컸을테고, 따스한 날씨 탓에 잘도 자랐을테니 이렇게나 맛과 향이 사라졌으리라.. 짐작한다. ‘그래’ 성급하게 냉이의 겨울향을 기대했던 내가 오히려 잘못인게지..생각한다. 사과 등 과일도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