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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아간다는 것은.. 이외수
    좋은 시, 좋은 글 2011. 1. 8. 02:12



    살아간다는 것은/이외수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것 같더냐.
    온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팔로 온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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