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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식만 먹었던 男, 성기능 조사해보니
    신문 2013. 2. 24. 20:00

    채식만 먹었던 男, 성기능 조사해보니

    [온라인 중앙일보]입력 2013.02.24 01:41 / 수정 2013.02.24 16:04

    [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채식과 성기능

    일러스트 강일구
    “고기 안 먹고 채식하면 성기능이 좋아진다는데 사실인가요?”

     최근 채식에 관심을 갖거나 채식주의자임을 자랑스레 밝히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각종 연구에서 채식은 당뇨병, 대장암, 폐암, 심혈관 질환, 고혈압의 위험을 낮춘다고 보고됐다. 소위 말하는 힐링푸드다. 채식주의 남성에게서 발기부전의 위험성이 더 작다는 보고도 있다.

     채식에서 호박·해바라기씨 등에 많이 함유된 아연은 남녀의 성기능에 중요한 테스토스테론의 필수요소다. 아연은 해산물에선 굴에 많다. 호두·올리브오일 등에 많은 오메가3는 항노화와 항염 작용을 하며 심장과 뇌, 혈관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고 성기능에도 긍정적이다. 콩이나 바나나에 많은 비타민 B는 성호르몬을 생성하는 생식기관을 조율한다.

     그런데 채식주의가 반드시 성기능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연구들도 많다. 미국 하버드대 에델슨 교수 팀은 콩으로 만든 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성기능 저하가 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과거 연구에서는 콩 관련 식품들이 유방암과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을 낮추는 등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에서는 콩에 포함된 이소플라본의 여성호르몬 유사효과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은 고기 대신 주로 콩에서 단백질을 보충하는데, 콩류를 너무 많이 섭취한 성인 남성에게서 성욕 저하와 발기기능 저하가 유발될 수 있다. 채식주의 식단을 장기간 해왔던 사람의 혈중 남성호르몬 수치를 측정한 결과 남성호르몬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채식주의를 2년간 중단한 이후 다시 측정해 보니 남성호르몬 수치와 성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그 외에도 채식주의자가 육류를 통해 충분한 단백질을 보충하지 않으면 남성호르몬 감퇴가 온다든지, 선천성 요도 기형을 가진 남자아이들 중 어머니가 채식주의자일 확률이 그렇지 않을 확률보다 5배 높은데 이것도 이소플라본의 작용 때문이란 논문도 있다.

     흔히 콜레스테롤이라면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여기고 육류 섭취를 겁내는데, 이는 지나친 경우에 해당된다. 적당한 콜레스테롤은 오히려 몸에 필수적인 요소다. 사실 남성호르몬의 생산 메커니즘을 거슬러 올라가면 콜레스테롤이 원재료다. 따라서 무작정 채식은 좋고 육식은 나쁘다는 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채식주의는 각종 결핍증과 알레르기, 캔디다 감염증도 유발할 수 있으며, 우울증의 위험을 더 높인다. 콜레스테롤이 부족해도 우울증은 증가하는데,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이 바로 성욕 저하다. 여성 채식주의자에게 흔한 캔디다 감염증은 채식에 따른 면역력 약화와 관련이 있다. 성기능 측면에서 보면 질의 캔디다 감염증은 성교통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결론은 뭐가 좋다고 해서 무조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성기능 저하가 무엇 때문에 왔는지다. 고지혈증에 비만 남성에게는 저열량·저지방의 채식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친 채식은 성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성기능에는 골고루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하고 비만이 되지 않고 스트레스 안 받는 게 최고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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