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나 밥 안먹어
    내가 쓰는 이야기 2014. 11. 9. 03:07

    '벌거숭이 원숭이'는 두발로 서는 구조를 가졌기에 빨리 달리지도 못하고, 약한 팔힘으로 나무도 못타고, 

    한번 빠지면 자라지 않는 이빨 등등 모든 조건에서 생존에 불리했었다..(개 등은 이빨이 새로 남)

    혼자서 사냥을 한다거나 농사를 짖는다는 것은 무리수가 있었기에 같이 협동한 것이 오늘날의

    사회성의 시작이다.

    사냥과 채집을 홀로 하면서 언어와 글자를 모르고 진화를 거듭했다면,,

    정말 고독한 벌거숭이 원숭이 그대로 진화했을지도 모른다.

     

    인간이 말과 글을 가지면서 말과 글에는 하나의 공동체의 특질이 드러나기도 하고,

    때로는 주술적인 힘까지 갖는 힘을 가짐을 알게된다..

    우리말 사랑해를 표현할 때..

    영어는 아이 러브 유.

    중국어는 워 아이 니

    독일어  이히 리베 디히..

    일본어는 아이시테루

    이태리어는 티 아모 이다..

     

    묘한 차이점이 있는데,, 우리말과 일본어 등 아시아권의 많은 말들이 우리말 사랑해와 같이 주어 목적어가

    없는데,, 영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이탈리아어 등에는 주어 혹은 목적어인 나와 너.. 라는 인칭이

    꼭 쓰여진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면,,  영미권, 중국, 유럽 등 세상을 호령했던 민족들의 언어에는 나와 너를 뚜렷하게

    구분하는 말 속에 개인주의가 있지 않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갖게 한다...

    나와 다른 너.... 그렇기에 우리의 노비와는 격이 다른 노예제도를 갖추기도 한 것이리라...

    우리들 양반가의 노비들은 서양의 노예에 비해서는 격이 높았다..

     

    물에 빠져서 도움을 청할 때에도,, 우리는 사람살려,,일본어는 다스케떼 구레(살려줘~).. 영어는 헬프 미(나 살려)로 표현함도 작은 일례이리라..

    위험에 처해서 살려달라는 말도 살려줘가 아니고 사람(우리의 개념)살려이고,,  우리학교, 우리집 등으로 말하는 언어들이 마이 스쿨, 마이 와이프 등으로 표현됨을 보면 서구의 언어가 개인주의적인 경향이 큼을 엿본다..

    사냥 등 육식을 즐겨했던 민족은

    정확한 사냥대상을 지칭했기에 나와 너를 뚜렸히 하고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자기 표현이 확실 한 듯 하고,,..

    농경민족은 서로 도와서 농사를 했기에 우리라는 개념이 상당히 강한 듯 한 것 아닌가...? 생각도 해본다..

    중국도 4대 문명의 발생 등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시대가 원체 긴시간 있었기에 농경민족이면서도

    자기 주장이 강한 민족이 되었기에 주어 목적어가 뚜렸한 것이라 본다...

     

    보통은 우리를 강조하는 단어들이 많은 우리말이지만,,예외로 특별하게 나를 강조한 상황이 있는데,,

    (나 밥 안먹어~~) 혹은 (나 아파~`)이다.

    보통 우리 어린시절 

    아이가 부모에게 뭔가 섭섭함이 있을 때에 이런 표현을 했었다.

    밥 안먹어보았자 자기가 손해임에도 이런 애교스런(?) 투정을 때론 하곤 했다...

    나를 강조하면서..밥을 안 먹음으로써 자신의 처지를 부모 또는 가족에게 환기시키고자 하는 전략이다.

    보리고개시절도 겪어왔던 부모입장에선 한끼를 굶는다는 것이 대단한 일이기에 엄마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이런 표현을 하는 이유를 들어주곤 했다.

     

    철부지 남자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곧잘 이런 표현을 한다.

    친구들끼리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데 혼자 밥 안 먹겠다며 창가에 멍하니 있는 것은 친구 집단 또는 친구 누군가에게 섭섭함이 있다는 뜻이다.(이런 경우는 여자들도 있겠지..)

    아내가 정성으로 차린 음식을 (나 밥안먹어~) 하면서 심통을 부릴 때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 나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위치가 낮기에 위치가 높은 사람을 향한 애교(?)스런 투정으로 보는것이 맞다..하겠다.

    집안에서 밥을 차려준다...는 것은 어쩌면 생사여탈을 쥔  높은 지위의 입장이다.

    맛없는 것을 계속주면 먹는 것이 불편이기도 하니까......

     

    그 예전 나 밥안먹어~~ 하고 투정부린 것이 얼마나 철부인가... 하는  이런 속깊은 생각(?)까지 하는 나이가

    되었다.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엄마도 곁에 없고, 또한 아내도 곁에 없다...

    철부지 생각은 벗어났지만,, 그래도 (나 밥 안먹어~~)하고 다시 한번 투정 부리는 때가 다시왔으면 좋겠다...

    남자인 나는어쩌면 영원한 철부지인가 보다....

     

     

    '내가 쓰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용운 교수님 특강  (0) 2015.01.22
    조금은 우울한 날  (0) 2014.12.25
    북한산 둘레길에서  (0) 2014.10.18
    10월의 북한산  (0) 2014.10.11
    어떤 간판  (0) 2014.09.1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