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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다 농부
    카테고리 없음 2020. 9. 20. 21:32

    13살에 서울에 유학을 왔다가 30년 서울 생활을 마치고 부모님이 계신 경북 봉화로 귀향을 택한 얼치기 농부의 그냥 살아가는 솔직한 이야기다.

    양복에 넥타이로 상징되는 서울 생활을 마치고 왜 돌아왔냐는 물음에 서울생활은 사는 것이 고생이지만 여기는 농사만 고생이니까..’라면서 자기 위안을 하면서 산다.

    귀농 10년차로 접어들기에 그 많은 시간 경험도 많이 쌓였고 농사에 어는 정도 숙련도 되었으련만 책의 어느 곳을 보아도 돈 잘 버는 농부의 경제적으로 잘 살아가는 이야기는 없다.

    책 제목 그대로 어쩌다 농부의 참살이의 이야기를 엿보는 것 같아서 솔직함에 박수를 보내며 재미도 있다.

     

    저자는 시인이 꿈이었다 한다. 봄여름가을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의 흐름 속 농부의 이야기를 겨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한가로운 농한기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 이러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글 속에서 시인의 감성을 많이 읽게 된다.

    글이 정말 매끄럽고 서정적이며 글 속에 앎의 깊이를 느끼게 되는 지식이 풍만하다

    고추 농사의 어려움도 전해주고, 감자 농사의 실패 뒤에 그다음 해에는 감자를 적게 심었더니

    갑자기 감자가 모자라서 값이 폭등하고 밭떼기로 상인들이 수매하더란 이야기 등 농사를 지어서 경제적으로 잘 살아가기는 어려운 이야기들을 많이 보여준다.

    그러나 그런 글 속에도 어쩐지 시인의 낭만적인 이야기와 여유를 느끼게 하는 글들이 연속하는 것을 보면 역시나 삶은 물질적인 것보다는 정신적이 만족이 있어야만 하는 것을 보여준다.

    너무나 시인 감성이고 여우롭다보니 다소 해학적으로 보인다는 점이 특별하다.

    아오리 사과가 푸른색이 아니고 익으면 붉은 색이 나온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고, 태양초라는 고추 자체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에 그렇구나.. 하고 쉽게 인정해 버리는 것이 현실인가 보다. 동네 청년회라던가 시골 노인들의 겨울날 동네 사랑방에서 지내는 모습, 그리고 다방에서 농사 짖는 국가 보조금에 대한 씁쓸한 이야기 등을 담담히 표현하고 있다.

    거기엔 어떤 깊은 좌절이나 원망, 회한 등을 쏟아내지 않는 글을 보면서 시인의 감성을 가진

    마음자세이기에 그러려니.. 하고 읽게 된다.

     

    개개의 글들은 어떤 수필보다도 정돈 된 글로서 잔잔한 농촌의 생활상을 전해 주는 듯 하긴 하는데,,해학적인 글에 웃음이 조금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모든 결실이 풍족한 가을날에 가을걷이로 풍족한 가을 농부의 모습이 그려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어쩌다 농부들이 많아질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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