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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에서 삶을 짓다
    카테고리 없음 2020. 11. 16. 20:49

    대기업 홍보실에서 근무했던 저자는 음식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이나 지식이 있지는 않았다.

    어쩌다가 친구의 동생과 함께 육포를 만들어서 기업체에 설명절 선물을 기획을 하게 되면서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다. 가내 수공업이라 하여도 식품제조는 허가를 받아야 했을 것을 모르는 분야여서 간과했기에 오히려 용감했던(?) 것 같다.

    육포, 산자에 한과 송편 등 명절에 필요한 음식들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을 하게 되고 아름다움을 더한 음식들은 이바지 음식까지 관심을 두게 된다.

    책속의 표현과 컬러 사진을 통해서 그녀의 손을 거친 음식들은 창조적이라는 언어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또한 대장금이라는 연속극에서 장금이는 음식의 맛을 그린다는 대목처럼 음식의 맛을 그려낸다는 언어가 저자에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갖게 된다.

     

    음식을 그려내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 대한 즐거움과 희망이. 그리고 실망을 주고 떠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음식을 그려내면서 특별하게 만났던 사람들의 기억 등도 상세하게 그려져 있으며 음식을 만들 때마다의 동기와 기회 등 세세한 부분들을 모두 기억에서 소환하엿다. 자서전적이라 할 만큼 이혼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 이어령 교수님과의 기억, 직원으로 만났던 사람들과의 조금은 불편했던 이야기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음식과 함께 버무려져 있다.온갖 송편을 빚고, 산자에도 수를 놓고 떡케이크도 쪘다.. 고 말하며 대통령상까지 받았다는 음식에 대한 기억들은 백화점에서 떡을 팔면서 저녁 마무리에 세일을 하게 되고, 매출을 늘리는 만큼 내실은 망가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음식에 대한 그림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져 간다.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졌다는 표현으로 저자 스스로 전투에 대한 새로운 의지를 누르면서 20여년의 사업을 접게 된다.

    오스카 와일드의 명언 중에 인간에게는 두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갖는 것이다라는 글처럼 원하는 것을 가져 보았으나 그것이 오히려 비극처럼 다가왔음을 저자는 오스카 와일드의 글을 소환한다.

    그리고 또 다른, 원래의 글을 쓰는 모습으로 삶의 방향을 돌이키는 모습을 보인다.

     

    음식과 삶의 현장에 대한 이야기들이 쉴틈없이 그려져 있고, 거기에 더해져서 삶의 지혜와 경험 가득한 글들이 여성적인 섬세한 표현들로 아주 잘 그려져 있다.

    전쟁에 진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전투에서 이겨왔던 이야기들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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