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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강2
    건강과 먹을거리 2006. 2. 21. 21:21




    7. 자기 전에 무를 먹고, 아침엔 생강을 먹어라!



    금원사대가(金元四大家)의 한 사람인 이동원(李東垣)은 이렇게 말한다.

    “자기 전에는 무를 먹고, 아침에 일어나서는 생강을 먹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생강이 능히 위의 기운을 열고, 무는 소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俗言上床蘿葍下床薑,薑能開胃,蘿葍能消食)”

     

    생강의 매운 맛과 흩어지는 기운이 오미(五味)를 조화시키고 중초를 데워 위의 기운을 북돋우어 식욕을 증진 시키고, 소화흡수를 촉진시킨다고 본 것이다.


    또한 생강은 맵고 발산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양(陽)적이고, 대추의 수렴하는 성질은 음(陰)에 가깝다. 따라서 천지만물의 기가 수렴하는 밤에 생강을 먹는 것은 음양의 이치에 어긋나는 것이다.


    우리가 보약을 지을 때에 그야말로“약방에 감초”처럼 생강과 대추를 조합(薑棗組)하여 넣는 것은 바로 생강과 대추가 식욕을 증가 시키고 소화흡수를 증가시켜서 보약의 효과가 확실해지도록 하기 위함일뿐아니라, 음양과 기혈의 조화(剛柔相濟)를 꾀하는 뜻도 있다.



    8. 소모적인 밥그릇 싸움 보다 생산적,합리적인 논쟁을!

     


    우리나라처럼 좁은 땅덩어리에 인구가 1억이 채 되지 않는데도,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는 자연히 생존경쟁이 치열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사회에서는 과학적 논의의 대상을 합리적인 논증을 통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결론으로 도출하기 보다는, 자파의 당파적 이익에 따른 정치적인‘밥그릇 싸움’으로 변질시켜 버리는 예가 허다하다.


    연전에 있었던 이른 바“한약분쟁”이 대표적인 예이고 한,양방간 일원화니 이원화니 하는 소모적인 논쟁 역시 상궤(常軌)를 일탈하여 밥그릇 싸움의 양태로 진행되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다.


    어느 한의사가 이렇게 얘기한다고 하자.

    “아까 말한 이태리와 미국 대학의 생강 관련 연구는 가소롭다. 우리 한의학에서는 수천년간의 사람에 대한 임상경험을 통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해당하는 중국 동한말년(東漢末年)에 나온 의성(醫聖) 장중경(張仲景)의《상한론(傷寒論)》에 양 대학 연구팀의 결과가 다 나와 있다”


    그러면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도 발끈하겠지.

    “무슨 소리! 약성(藥性)이니, 기미(氣味)니, 귀경(歸經)이니 하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듯한 소리 말고 엄밀한 서양과학적인 검증을 받아라”


    여기서 동서양 과학의 우열을 논할 생각이나, 황희 정승 식으로 양시양비론(兩是兩非論)을 펼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또 그래서도 아니된다. 누가 원하든 원치않든 우리는 동서문명이 만나는 거대한 문명사적 조류의 한 복판에 이미 서 있다.



    9. 양자역학의 창시자 하이젠베르크는 말한다“문명의 교차점에 풍성한 수확이...”



    한류와 난류가 섞이며 어장(漁場)이 형성되는 자연스런 현상을 인위적으로 거스를 수 없고, 또 그 속에서 풍성한 어족(魚族)이 자생하듯이, 동서문명의 만남의 장 속에서 동서의학의 교류 역시 성숙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태리 보렐리 박사나 미국의 지크 박사의 임상실험은 아마도 동양의학의 생강에 관한 논의를 빌어 착안했지 싶다. 아니라고 해도 상관은 없다.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동양에 악수를 청한 것이다.

     

    동서고금이 이렇게 자유로운 대화를 시도한 예는 없었다. 유사이래 유례가 없는 이러한 파천황(破天荒)적 시도가 성숙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동양의학 전공자들도 제국주의적 침탈의 기세로 몰려오는 서양과학의 거대한 힘에 주눅들어 국수주의적인 피해의식으로 척화비(斥和碑)를 세워서는 안된다.“너희들의 세계관으로 보는 인체와 우리 언어로 보는 인체가 어떠한지 비교해보자”는 허심한 자세로 그들이 내민 손을 꽉 잡아주며 화답해야 한다.

     

    굳이 문화 상대주의니 하는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서양의학자들 역시 타 문명에 대한 이해와 관용의 태도가 절실하다.  


    오동나무 잎새 하나가 떨어지는 걸 보고 천하에 가을이 온 것을 알고, 조그만 연장 하나 바뀌는 걸 보고도 거대한 문명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했다.

     

    지금 우리는 생강이라는 일개 약용식물의 뿌리에 관한 논의 하나를 보면서, 수천년간 독자성을 유지해온 양대 문명 고유의 사유구조가 21세기라는 거대한 용광로 속에서 어떻게 창조적으로 융합되고 있는가를 목도(目睹)할 수 있는 것이다.   


    〈M.D / 한의학 칼럼니스트 / 동방의학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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