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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구부암동 백사실계곡(조선일보0404)
    생활 속 이야기(일반) 2006. 4. 4. 21:15
    서울 한복판에 이런 ‘청정 자연’이…
    종로구 부암동 백사실 계곡 일대

    광화문이 지척인 서울 도심에 ‘청정 자연’과 조선시대 옛 정취가 거의 고스란히 보존된 지역이 있다. 경복궁 옆 효자동에서 자하문터널을 지나면 나오는 종로구 부암동의 ‘깊은 곳’들이다. 서쪽으로는 인왕산과 북한산성, 남으로는 북악산과 서울성곽에 둘러싸인 채 숨듯 자리 잡은 도심 속의 오지(奧地)이다.

    부암동사무소에서 북악산 자락을 따라 걸어 올라가다 보면 백사실 계곡이 나온다. 1급수에서만 산다는 도롱뇽과 버들치가 있고,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과 하나가 돼버린 옛 건축물들이 있다.

    그 하나가 비밀의 정원 ‘백사실(白沙室)’. 백사실은 ‘오성과 한음’으로 유명한 조선시대 영의정 이항복의 별장터로 알려져 있다. ‘백사’는 이항복의 호. 인근 ‘뒷골 마을’(18가구)에나 가야 사람을 볼까, 반나절을 지나도록 두세 명 보기 힘들 정도로 인기척이 드문 지역이다. ‘ㄱ’자형인 본 건물터엔 초석 십수 개가, 정자터엔 무릎 높이의 육각형 주춧돌 대여섯 개가 남아 있다. 직경 20m 가량인 연못 주변에는 400년은 됐다는 물푸레나무들이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다.

    백사실 계곡의 도롱뇽은 올봄에도 많은 알을 낳았다. 지난달 27일에는 ‘도롱뇽 발견 2주년’을 맞아 환경단체 회원들이 ‘도롱뇽 지킴이’ 발대식도 가졌다. 가재·버들치·무당개구리도 살고, 장지뱀과 딱따구리도 만날 수 있다. 은평구에 산다는 박대순(여·59)씨는 “서울에서 여기만큼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 없는 것 같다”며 “조용히 생각할 게 있으면 오곤 한다”고 했다.

    ▲ 갈수기에도 물이 흐르는 도심 속 청정구역3 서울 부암동의 백사실 계곡. /김국헌 인턴기자
    부근에는 ‘백석동천(白石洞天)’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바위가 있다. ‘동천’은 절경(絶景)에 붙이던 표현이니, 이곳 경치를 예부터 알아줬다는 얘기다. 종로구는 백사실 일대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시 부암동사무소로 돌아오면, 동사무소 뒤편에 무계동(武溪洞)이라고 새긴 바위가 있다. 이곳은 무계정사(武溪精舍)터.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꿈에서 봤던 무릉도원(武陵桃源)과 닮았다며 정자를 짓고 시를 읊던 곳이다. 무계정사터 아래에는 ‘빈처’ ‘운수좋은날’ ‘B사감과 러브레터’의 소설가 현진건의 집터도 있다. 지금은 허물어진 채 터만 남았다.

    얼마 전 경매에 부쳐져 관심을 모았던 구한말 대원군 별장 석파정(石坡亭)도 저쪽 인왕산 자락 절개지 위에 우두커니 서 있다. 원래는 ‘삼계동(三溪洞)’이라고 새긴 바위가 근처에 있어 ‘삼계정’이라고 불렀다는데, 고종의 아버지인 대원군이 몰수해 별장으로 쓰면서 이름을 바꿨다. 석파정의 사랑채는 뜯겨 세검정으로 옮겨졌는데, ‘석파랑’이라는 음식점의 일부가 됐다. 북악산길 진입점에 있는 창의문(일명 자하문)은 인조반정을 도모한 이괄·이귀가 세검정(洗劒亭)에서 칼을 씻고 이 곳을 통해 궁궐로 들어갔다 해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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