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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춘- 사무엘 울만
    좋은 시, 좋은 글 2008. 1. 3. 09:18

    청 춘  - 사무엘울만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부드러운 무릎이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뿌리치는 모험심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세월은 피부의 주름을 늘리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진 못하지

    근심과 두려움 자신감을 잃는 것이

    우리 기백을 죽이고 마음을 시들게 하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가슴속에는

    경이로움을 향한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탐구심과

    인생에서 기쁨을 얻고자하는 열망이 있는 법


    그대와 나의 가슴속에는 이심전심의 안테나가 있어

    사람들과 신으로부터 아름다움과 희망

    기쁨,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언제까지나 청춘일 수 있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라도 늘 푸른 청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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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카다 씨의 일본어 번역작의 원본이자 맥아더 장군이 애송했다던 <Youth>란 시는, 사무엘 울만이 쓴 <Youth(원문)>와 비교했을 때 절반 이상이나 틀린 것으로서, 단어가 삭제된 부분도 있고 새로운 단어가 추가되어 있는, 일종의 개작(改作)이었다고 합니다.

     

    바로 아래의 시는 영어 원문을 기준으로 기존의 해석들을 참고해 제가 다시 새롭게 번역한 것인데, 영어 원문은 미국 Alabama 대학이 운영하는 사무엘 울만 박물관 홈페이지에 있는 자료입니다.


    그리고 <청춘(Youth)>에 얽힌 중요한 사연들도 계속 이어지겠습니다.

     

     

     

     

    Youth 

    청춘




    Samuel Ullman

     사무엘 울만




    Youth is not a time of life; it is a state of mind; It is not a matter of rosy cheeks, red lips and supple knees; It is a matter of the will, a quality of the imagination, a vigor of the emotions; It is the freshness of the deep springs of life.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이다.

    그것은 장미빛 볼, 붉은 입술, 유연한 무릎이 아니라

    의지, 상상력의 질, 감동의 힘을 말하는 것이다.

    그것은 생명의 깊은 원천의 신선함이다.



    Youth means a temperamental predominance of courage over timidity of the appetite, for adventure over the love of ease. This often exists in a man of sixty more than a boy of twenty. Nobody grows old merely by a number of years. We grow old by deserting our ideals.


    청춘이란 두려움을 넘어서는 용기,

    안락함을 초월하는 모험심을 뜻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60세 노인에게 청춘이 존재한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늙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이상을 포기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Years may wrinkle the skin, but to give up enthusiasm wrinkles the soul. Worry, Fear, self-distrust, bows the heart and turns the spirit back to dust.


    세월은 피부에 주름을 새기지만,

    열정을 포기하면 영혼이 주름진다.

    고뇌, 공포, 자신감 부족은 마음을 굴복시키고

    영혼은 먼지로 변해버린다.



    Whether sixty or sixteen there is in every human being's heart the lure of wonder, the unfailing child-like appetite of what's next, and the joy of the game of living. In the center of your heart and my heart there is a wireless station; so long as it receives massages of beauty, hope, cheer, courage and power from men and from the infinite, so long are you young.


    60세이건 16세이건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다음은 무엇일까, 그리고 삶의 기쁨은 무엇일까 하는

    변치 않는 어린아이의 욕구가 모든 인간의 마음 안에 있다.

    무선 기지가 있는 당신의 마음과 내 마음의 중심 안에서,

    사람들과 무한의 공간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갈채, 용기,

    그리고 힘을 받아들이는 한 당신은 젊다.



    When the aerialsare down, and your spirit is covered with snows of cynicism and the ice of pessimism, then you are grown old, even at twenty, but as long as your aerials are up, to catch the waves of optimism, there is hope you may die young at eighty.


    안테나가 내려지고

    당신의 영혼이 눈과 같은 냉소와 얼음과 같은 비관(悲觀)으로 덮여버릴 때,

    비록 20세라 할지라도 당신은 노인.

    하지만 당신의 안테나를 높이고 낙관(樂觀)의 파동을 붙잡는 한,

    당신은 80세의 젊음으로 세상을 떠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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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무엇보다 분명히 짚고 넘어 가야 할 문제는, 울만이 이 시에서 강렬하게 호소하고 있는 ‘무선 기지(wireless station)’라는 개성적인 단어가 맥아더가 애송하던 시에는 깨끗이 삭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니 차라리 삭제되었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까? ‘무선 기지’와는 완전히 반대 개념인 ‘유선(wire)’을 사용했다.

     

     

    (중략)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울만은 왜 ‘무선 기지(wireless station)’나 ‘안테나(aerials)’라는 단어를 사용했을까....... 나는 고개를 갸웃댔지만 갸웃댄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었다.

     

    울만이 죽은 뒤 많은 사람들이 울만의 진의를 파악하지 못해 당혹해 했다. 그리고 그것이 개작의 동기로 이어져 ‘무선 기지’는 아예 삭제해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 부분을 삭제해서는 안 된다. 삭제하면 울만이 쓴 작품 전체가 무너져버린다. 이 부분 때문에 울만이 쓴 작품이 빛을 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울만이 사용한 ‘무선 기지’와 ‘안테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헤브라이 문학 연구가 테시마 유로 씨는 정말 흥미로운 설(說)을 발표했다.


    테시마 유로 씨는 먼저 무선 통신을 발명한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 1874~1937)와 울만이 같은 시대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눈을 돌렸다. 정말 대단한 발상이다.


    마르코니가 무선 통신을 발명한 시기는 1895년. 영국 콘월에서 보낸 신호가 대서양을 건너 캐나다 세인트 존스에서 받는 데 성공한 시기가 1901년이다. 그때 울만은 61세였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무선 통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세상 사람들에게 무선 통신의 놀라운 위력을 보여준 사건 하나가 있었다. 바로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이다.


    테시마 유로 씨의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문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912년 4월 14일 밤, 젊은 무선사 데이비드 사노프가 뉴욕에 있는 워너 무선국에서 야근하고 있을 때 갑자기 SOS 신호가 날아왔다.

     

    2400km도 더 떨어진 대서양에서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충돌해 침몰할 거 같다는 신호였다. 그는 바로 연안 경비대에 연락했다.


    당시는 아직 약한 전파밖에 낼 수 없던 시기였다. 혼선을 피하기 위해 태프트(William Howard Taft, 1857~1930) 대통령은 워너 무선국을 제외한 주변에 있는 모든 무선을 봉쇄했다.


    사노프는 가라앉기 시작한 타이타닉호와 구조하러 가는 부근의 기선들과 교신하였다. 이미 교대 시간은 훨씬 넘었지만 사노프는 자신이 수신한 신호를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넘길 수가 없었다.


    사노프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힘을 내, 지금 구조선이 현장으로 서둘러 가고 있으니까 희망을 잃지 마’ 하는 마음으로 사흘 밤낮을 눈도 못 붙이고 교신하였다.

     

    아마 사노프 덕분에 7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구조된 것은 아닐까?


    타이타닉호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2,208명. 그 가운데 1,513명이 물에 빠져 죽은 사상 최대의 해난 사고였다.

     

    695명이 가까스로 살아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무선 통신 덕분이었다. 만약 무선 통신이 없었다면 그들도 얼음 바다에 잠겨버렸을 것이다.


    무선 통신의 위력에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감동하였고, 감동한 사람들 중엔 울만도 있었음이 틀림없었을 것이라고 테시마 씨는 추리한다. 나 역시 감동한다.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이 일어난 날은 울만의 72세 생일(4월 13일) 바로 다음날이었다. 그로부터 6년 뒤인 78세의 울만은 <Youth>를 쓴다. 그리고 이 시는 4년 뒤에 출판되는 가각본 시집의 책 머리를 장식하게 된다.


    울만은 ‘무선 기지’라는 단어로 용기와 희망을 표현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보이는 지옥 같은 상황일 때, 죽음 앞에서 제정신이 아닐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생명이 전하는 메시지를 수신하는 안테나로 청춘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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