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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색한(好色漢)은 빨리 늙는다!
    신문 2011. 8. 9. 10:47

    과학TALK] 호색한(好色漢)은 빨리 늙는다!

    조선비즈 | 이재원 기자 | 입력 2011.08.09 08:38 | 수정 2011.08.09 10:13 |


    세상에는 유독 이성에 집중하는 남성이 있다. 그들은 여성의 주목을 받기 위해 겉모습을 가꾸는데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고, 새로운 여성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정성을 쏟기도 한다. 과연 남성들의 이런 행동에는 어떤 부작용이 따를까? 프랑스 연구진이 이성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하는 남성들이 더 빨리 늙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는 사람이 아닌 새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프랑스 버건디 대학의 브라이언 프렛슨 박사팀은 학술지 '에콜로지 레터스'(Ecology Letters) 최근호에서 구애에 집중하는 정도와 노화의 상관관계를 알아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크고 화려한 깃털을 자랑하는 후바라 버스타드라는 새의 행동을 관찰하고 노화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후바라 버스타드의 수컷은 암컷을 꾀기 위해 날개를 활짝 펴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행동을 한다. 또 오래 살기 때문에 노화 관련 연구를 하기에 좋은 종(種)이다. 연구에는 환경보호론자들이 10년 동안 축적한 1~24살짜리 총 1700마리 이상의 후바라 버스타드에 대한 데이터가 사용됐다. 후바라 버스타드는 멸종위기 동물이기 때문에 환경보호론자들은 야생동물 보호 프로그램의 하나로 모로코에서 다양한 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조사 내용에는 이들의 구애를 위한 행동은 물론 건강 상태까지 포함됐다.

    연구진은 수컷들이 구애를 위해 날개를 펼치는 행동을 얼마나 오랫동안 하는지를 측정했다. 또 이런 행동이 노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비교했다. 노화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로는 수컷의 정액을 이용했다. 정액에 있는 정자의 활동성이나 기형 여부가 노화와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조사결과 섹시한 몸짓을 많이 하는, 다시 말해 구애를 위한 행동을 많이 하는 수컷일수록 정자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바라 버스타드는 6살이 넘으면 정액의 양이 줄고, 운동을 하지 않거나 기형인 정자의 비율이 높아지는데, 구애 활동을 많이 한 녀석들의 경우 어렸을 때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연구진은 "그들은 자신을 불태우는 행동을 한 셈"이라면서 "화려한 날개를 자랑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았고, 결국 장기적으로 몸 상태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비용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육식동물이나 기생충, 질병 때문에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나중을 걱정하기보다는 현재를 위해 에너지를 쓰는 게 그들에게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배스대 동물학자인 존 번사이드 박사는 "젊었을 때 과시적으로 살면 나이가 들어서는 건강을 잃을 수 있다는, 전통적인 상충관계(trade off)의 개념을 보여준 재미있는 결과"라면서 "자연 선택 과정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퍼즐을 푼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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