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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약 치는 염전
    신문 2011. 8. 16. 09:07

     

    [단독] 농약 치는 염전

    세계일보 | 입력 2011.08.16 02:28 | 수정 2011.08.16 08:30 |

     

    천일염 생산 방해되는 함초·게 제거한다고 제초·살충제 마구 살포
    '무공해' 믿음 산산조각


    [세계일보]

    바닷물과 햇볕, 바람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천일염. 자연의 결정체라서 깨끗하고 안전할 것으로만 여겨온 소비자들의 믿음이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일부 염전에서 제초제와 살충제 등 농약을 치는 사실이 확인됐다. '녹색 악마'로 불리는 '그라목손'과 유엔이 각국에 사용금지를 권고한 '지오릭스'도 포함돼 있다. 염전에서는 수십 년간 관행적으로 농약을 사용해 왔으나 관계 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잔류농약 검사 대상에서 빠져 있고 허용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세계일보 취재팀이 7월26일부터 29일까지 전남 해남군과 신안군, 영광군의 염전 8곳을 찾아 취재한 결과 8곳 모두에서 농약을 친 흔적을 확인했다. 염전 8곳 모두에서 쓰고 버린 것으로 보이는 농약병과 농약봉지가 발견됐다. 병과 봉지가 발견된 농약은 제초제인 '그라목손안티온'과 '풀방패', 살충제인 '스미치온'과 '지오릭스', '충모리' 등 10가지 제품이다.

    염전 중에서도 농약 살포 흔적이 집중적으로 발견된 곳은 바닷물을 증발시키는 1차 증발지(난치)와 주변 둑, 2차 증발지(누태) 일부 주변이었다. 7월 말이면 한해살이풀인 함초(鹹草)가 무성하게 자라 초록빛이어야 할 염전은 검붉게 변해 있었다. 염전 주변에 서식하는 게와 소라, 조개, 물고기도 집단 폐사해 수생생물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염전 창고에서는 쓰다 남은 농약 상자, 등에 지는 농약 분무기, 모터로 살포하는 고속분무기가 발견됐다.

    소금을 만드는 과정에서 왜 농약을 치는 것일까. 제초제는 염전에 그늘을 만들어 소금 생산에 차질을 주는 함초를 말려 죽이기 위해서다. 살충제는 염전에 구멍을 내 바닷물이 새어나가게 하는 게를 없애려고 친다. 한 주민은 "함초 싹이 자라는 6월과 가장 무성한 8월에 농약을 친다는 건 염전 주변 사람이라면 다 안다"며 "농약 치는 걸 외부에 보이지 않으려고 오전 일찍 작업을 한다"고 전했다.

    염전의 농약 사용에 대한 당국의 관리감독은 전무한 실정이다. 염관리법에는 소금에 비소 등 중금속이 들어있는지를 검사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을 뿐이다. 염전에서 농약을 칠 것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해 농약 기준을 만들지 않은 탓이다. 2008년 소금의 분류가 광물에서 식품으로 바뀌었으나 농약관리법이나 식품위생법의 적용 대상에서도 제외돼 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이 사실을 파악했다고 한다. 농림부 관계자는 15일 "취재 요청을 받고서 염전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함초를 없애려고 일부 염전에서 농약을 뿌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곧 실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염전에서 농약을 쓴다고 해서 바로 국민 건강이 위협받는 건 아니지만 사용 및 잔류농약 기준을 만들어 엄격히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김정한 교수는 "염전에서 농약을 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소금도 다른 농산물처럼 품질관리 규정을 만들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획취재팀= 박희준·신진호·조현일·김채연 기자

     

    • ◆해남군 A염전(취재진이 방문한 염전을 알파벳순으로 표현)

      염둑 등 곳곳에 제초제인 ‘그라목손’과 살충제인 ‘지오릭스’ 등 쓰다남은 농약과 빈병이 방치돼 있다.

       

      ◆해남군 B염전(취재진이 방문한 염전을 알파벳순으로 표현)

      증발지와 염둑에 함초가 검게 말라 죽어 있고, 바닷물이 들어오는 수로에는 물고기 수천마리가 폐사해 있다. 창고 안에는 제초제인 ‘그라목손’ 2박스가 발견됐다.

      ◆해남군 C염전(취재진이 방문한 염전을 알파벳순으로 표현)

      농약을 살포한 염전과 그렇지 않은 염전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바닷물을 증발시키는 ‘제1 증발지’로 서로 같은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농약을 치지 않은 염전은 보리밭처럼 함초가 초록 물결을 이루고 있지만 농약을 친 염전은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은 채 검붉은 염전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신안군 D염전(취재진이 방문한 염전을 알파벳순으로 표현)

      염둑 곳곳에 제초제인 ‘풀방패’와 살충제 ‘충모리’, 살균제 ‘에스엠 가멘다’ 봉투가 발견됐다. 염둑 주변에 함초가 말라 죽어있고 증발지 곳곳에 바닷 게가 배를 뒤집은 채 죽어 있다.

      ◆신안군 E염전(취재진이 방문한 염전을 알파벳순으로 표현)

      염둑과 증발지에 함초가 검게 말라 죽어있다. 염전 창고 앞에는 등에지는 농약 분무기가, 창고 안에는 제초제인 ‘듀스’와 살균제 ‘리도밀동골드’ 박스가 쌓여 있다.

      ◆영광군 G염전(취재진이 방문한 염전을 알파벳순으로 표현)

      염둑에 농약 빈병이 널려 있으며, 결정지 인근에는 농약 고압분무기와 호스, 노즐이 방치돼 있다. 

      특별기획취재팀=박희준·신진호·조현일·김채연 기자 specials@segye.com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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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후 저정 기사를 냈다는데...
    • 인터넷 검색은 안되고....

    세계일보가 특별취재팀(박희준·신진호·조현일·김채연 기자)을 구성하여 지난 7월26일부터 29일까지 전남 해남군과 신안군, 영광군의 염전 8곳의 현장을 찾아가서 취재한 결과, "모두 농약을 친 흔적을 확인했다"고 강조하면서 그 근거로서 "쓰고 버린 것으로 보이는 농약병과 농약봉지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3일에 걸쳐 세계일보는 첫 번째 날에는「농약치는 염전」이란 제목으로 "천일염 생산 방해되는 함초·게 제거한다고 제초·살충제 마구 살포, '무공해' 믿음 산산조각"이란 소제목으로 보도하더니 둘째 날에는「염전 곳곳에 농약병... 물고기 수천마리 폐사」란 제목으로 "함초 많아 소금생산 차질"에 제초제로 고사시켜 하더니 "게 구멍으로 소금물 샌다"고 살충제 뿌려 어패류 몰살이라고 보도하더니 셋째 날에는「해수 증발지 주변 함초 가장 왕성」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러한 세계일보의 보도내용에 대해서 우리나라 천일염 생산의 65%나 차지하고 있는 신안군(천일염산업과 주윤덕 과장)은 지난 8월 17일자 보도자료를 통해「친환경 천일염전에 농약이라니...」라면서 846개 업체 수천여 명의 생산자의 분노 사실을 여과 없이 전달하면서 분노하고 있다. 신안군은 지난 8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농약 치는 염전...웬 말인가? 신안 천일염은 안전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여기에 신안군 천일염생산자연합회(회장 박성창)은 지난 8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의도화된 기획기사 의심」이란 제목을 통해 신안군 전체 천일염 생산량의 2%에 불과한 중부지역에 한해서 취재했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월 18일자 보도자료에서는「농약과 무관한 염전..., 천일염 생산자들 우롱」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일보 기사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세계일보를 방문하여 항의한 결과, 첫째 농약이 쌓여있는 창고사진은 소금 생산과 무관하다고 수정(修正)하였고, 둘째 함초가 말라죽은 원인이 농약이 아니라 퉁퉁마디뿔나방 해충이 번졌기 때문이라고 보도내용을 정정(訂正)하였으며 셋째 컨테이너 앞 분무기 사진은 천일염 생산과 무관하다고 삭제(削除)했다. 세계일보가 "대대적인 취재팀을 구성해서 의욕적으로 현장을 취재하여 보도한 결과가 생산자단체에 수정하고 정정하며 삭제했다"고 한다면 언론으로서 정말 부끄러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세계일보 특별취재팀의 조사에서 밝힌 농약 사용에 대해서는 첫째, 세계일보 특별취재팀 4명이 3일 동안 3개 군 25개소 현장조사에서 농약봉지 4개, 농약병 11개, 분무기와 박스 발견, 함초 고사, 어류 폐사, 고압분무기 발견 등이 고작이라고 한다면 염전은 깨끗한 편에 들어갈 것이다. 그 이유로서는 가까운 농촌의 논밭이나 과수원에 가면 반나절도 안돼서 그 이상의 농약병과 농약봉지 분무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취재한 것인지, 묻고 싶다. 둘째, 지난 8월 13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의하면 지난 50일 동안의 강수량을 조사한 결과, 32∼41일 동안 거의 매일같이 비가, 그것도 폭우로 쏟아져 내렸는데 "그래도 세계일보는 농약의 효과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셋째, "함초(鹹草)가 많아 소금 생산에 차질이 있다"고 강조했는데, 함초는 저수지 같은 물속에서는 자랄 수 없고 증발지나 결정지에는 처음부터 함초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함초를 제거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넷째, 함초는 오히려 해수를 정화(淨化)하는 기능이 있을 뿐만 아니라 함초소금이나 함초천일염 등 기능성 식품의 원료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건강식품(健康食品)의 원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함초를 키우는 입장인데, "함초에 농약을 뿌려 고사시킨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다섯째, 염전은 갯벌이 아니기 때문에 게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닐 뿐만 아니라 "게 구멍으로 소금물이 샌다"고 했는데 "염전의 두둑이 넓고 크며 단단하기 때문에 게 구멍이 생길수도 없다"는 사실을 상식적으로 기억했으면 한다. 여섯째, 시(군)에는 염전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논과 밭도 있고 과수원도 있기 때문에 거기서 사용했던 농약병이나 봉지가 염전으로 유입되었을 가능성도 감안하고 조사했어야 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본 연합(상임의장 최진호, 부경대 명에교수)은 특히 지도읍을 제외한 13개 면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청정지역 신안군이 2008년 3월 28일을 '천일염의 날'로 조례를 제정하고 "신안천일염 명품화 전략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지난 3년 동안 300억 원을 투자하여 신안군의 핵심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안 천일염 홍보를 위한 '소금박람회'와 '천일염 축제' 등 각종 홍보행사를 통해서 "천일염(天日鹽)의 명품화(名品化)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하니 이번 세계일보 보도자료가 846개 염전업체 수천여 명의 생산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면서 더욱 억울해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우리나라는 천일염 생산의 적지(適地가) 아니다. 주로 5월부터 9월까지 천일염을 생산하는데, 이때가 우기(雨期)가 겹치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일을 해도 우리나라 천일염 총 소비량의 14.6%밖에 생산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으니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지만, 생활하기조차 벅차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지금, 천일염 생산자가 매우 힘들뿐만 아니라 신경이 매우 예민해 있다는 사실도 강조하고 싶다. 따라서 농림수산식품부가 우리 천일염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육성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천일염 명품화계획을 수립하여 조속히 실천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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