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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한테만 나는 냄새가 있나요?자료 2013. 4. 20. 19:30
한국 사람한테만 나는 냄새가 있나요?
한겨레21입력2013.04.20 19:50
[한겨레21][독자와 함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저는 인천공항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각기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오면 그분에게 특유 국가의 냄새가 나요. 예를 들면 미국인 혹은 미국 다녀오신 분들에겐 미국 냄새, 일본인들에겐 일본 냄새가 납니다. 한국인도 특유의 냄새가 나는지 궁금해요.(인천공항 편의점 알바생)
평소 절대 한국어 포털을 떠나지 않는 저의 손이 과감히 영어로 구글링을 합 니다. 몇 가지 영문 검색어 시행착오를 거치니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Do different races smell?' 번역하면 '인종별로 다른 냄새가 나는가?'쯤 될 듯합니 다. 'Answer: Yes, generally because of diet.' 아니, 다이어트 때문이라? 아, 굶 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식습관~. 음식이 문제라면 요리사, 아니 셰프님께 물어 볼까 하다가, 나름 심층취재 아이디어를 떠올려 식품영양학과 교수님을 찾습니 다. 임경숙 수원대 교수가 친절하게 답해주십니다. "마늘의 알리신 같은 성분은 냄새가 강하죠. 이런 것이 흡수돼 혈액에 돌아다녀요. 땀이라든가 침이라든가 하는 체액은 혈액과 균형을 이루며 물질 교환을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것을 먹 느냐에 따라 체취가 달라지는 거지요. 콩·과일·곡식은 강한 향이 아니지만 채 소류·육류·어류는 향이 강해요. 그래서 체취에 더 영향을 끼쳐요."
소싯적, 아시아를 주유하며 여러 나라 국민의 살냄새 좀 맡아봤다는 친구는 이 렇게 말합니다. "맡다가 맡다가 보니, 나중엔 이 사람이 어디쯤에서 왔을지 말하 지 않아도 짐작하게 되더라. 은근히 이방인에 대한 차별을 내포한 말 같아서, 사 실 이 말 참 싫어하는데, '신토불이'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내가 사는 곳에서 먼 곳에 살수록 체취에 대한 낯섦도 커졌다."
하여튼 차이에 대한 경험은 과장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낯선 경험은 날카롭기 때문이죠. 최근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특정 국가 국민에 대한 폄하를 냄새로 표현하는 말들이 인터넷 등에 떠다닙니다. 서구 제국주의도 다른 인종의 다른 '냄새'를 열등함의 근거로 삼았다는 아픈 과거가 떠오르는군요. 그래서 구글링 해서 찾은 글들의 끝은 대개 비슷합니다. "인종별 냄새 구분을 멈춰라. 무의미한 짓이다." '톨레랑스' 중에는 냄새에 대한 톨레랑스가 최고라지요, 아마? 냄새는 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모두는 냄새 나는 사람이니까 요. 이상 동문서답, 무엇이든이었습니다.
신윤동욱 기자syuk@hani.co.kr'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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