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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기로운 식물 ‘허브이야기’
    건강과 먹을거리 2011. 6. 10. 21:50

    안녕하세요?
    하현영입니다.
    유명한 팝 듀오 사이먼 앤 가펑클은 ‘스카보로의 추억’이란 노래에서 허브 향신료의 기억으로 사랑의 추억을

    노래했습니다. 허브의 어원은 라틴어의 Herba(푸른 풀)에서 비롯되어 지중해 연안을 주 발생지로

    옛 중동터키를 비롯한 그리스 로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효능과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허브는 풍부한 비타민과 미네랄 함유로 또는 각기 다른 독특한 향으로, 질병 예방을 위한

    약초로 혹은 정서를 안정시켜주는 차로 많이 이용되어 오기도 하지만 음식에 없어서는 안 될 향신료로서의

    역할은 음식의 풍미를 높여 요리의 즐거움과 다양한 미각의 사치를 누리게 해주는 중요한 재료입니다.

    부엌에서 요리를 즐기는 사람들이 상점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예쁜 허브 향신료 병들을 보면 무조건 사고

    싶어지는 마음은 맛있는 요리도 요리지만 향의 매력과 함께 왠지 수많은 이야기들을 지녔음직한 허브의

    문화적 매력 때문일 것입니다.
    내용을 입력해 주세요.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Parsley, sage, rosemary and thyme
    Remember me to one who lives there
    He once was a true love of mine…”
    스카브로우 시장으로 가십니까? 가시거든
    파슬리, 세이쥐, 로즈마리와 다임(백리향)
    그곳에 살고 있는 한 사람에게 내 안부를
    전해줘요
    그는 한때 나의 진실한 사랑이었답니다.

       
    ▲ 페퍼민트.

    허브이야기

    허브는 라틴어의 어원처럼 잎 혹은 꽃이 열리는 모든 먹을 수 있는 식물을 이야기 하지만 우리가 흔히

    먹는 야채들 즉 채소는 아니다. 옛 서양 사람들은 오랫동안 강한 향기를 뿜는 허브를 약이나 향료,

    방향제 또는 살충제로써 잎이나 뿌리 혹은 줄기, 열매 등을 모두 이용해 왔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쑥이나 민들레, 미나리, 냉이, 달래 등 수많은 야생초들을 약용으로 혹은 먹거리로

    사용해왔으며 그 효능이나 향기 또는 맛 때문에 많은 수요를 야생에서만 구할 수 없어 이제는

    대량 재배하기까지 한다.

    허브 중에는 서양인들이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같이 즐겨먹는 종류들도 많은데 거기에 담긴 이야기에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 원산지가 남유럽, 지중해 동부인 ‘코리안더’는 빈대향과 아니스빈의 향이 난다고

    해서 빈대라는 뜻의 코리스와 아논(아니스힐)과 합쳐져 코리안더라고 부르게 되었다지만 우리는 이것을

    고수라 부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맛이 고소하다 하여 ‘고소’라고도 부른다. 사찰음식에서 흔히 쓰이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먹거리 재료인 고수는 성질이 차서 열을 내리는 역할을 한다하여 오랜 수행을 해야 하는 스님들의

     성적상념을(에너지) 식혀준다는 의미와 함께 “고수를 잘 먹어야 스님 노릇 잘 한다” 하는 말까지 있을

    정도로 절 음식에 없어서는 안되는 재료이다. 먼 옛날 한쪽에서는 사랑의 묘약으로 썼던 풀을 동양의

    한편에서는 정념을 삭혀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니 재미있는 얘기다.

    우리에게 로즈마리, 오레가노 등 서양인이 즐겨먹는 허브는 사실 이제 낯설기만 한 향기는 아니다.

    세계여행의 자유로움과 외식문화의 발달에서 비롯된 음식문화의 퓨전화는 어느덧 그 향과 맛을

    익숙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다른 문화, 다양한 나라와의 자유로운 여행과 교류는 생소한 문화에

    익숙해짐과  함께 음식의 맛과 향기를 그다지 거부감 없이 즐기는 다양한 입맛의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레몬다임’은 가열을 하면 특유의 향이 없어지므로 차게 식힌 닭이나 해물요리에 좋다. 허브에는

    후레쉬와 드라이허브가 있는데 화분에 기르는 허브의 잎이나 건조허브 등 모두 맛이 좋은 재료로서

    우리 입맛에 가장 익숙한 이태리 요리에 가장 많이 쓰이면서 살균, 식욕증진, 소화촉진 효과가 있는 ‘

    바질’이나 프로방스 허브의 주재료인 ‘오레가노’는 토마토가 들어가는 모든 요리에 어울려 우리도

    즐겨먹는 모든 파스타 종류나 스파게티, 샐러드에 또는 해물요리에 없어서는 안될 재료이다. 아마

    우리 입맛에 가장 익숙한 허브 중의 하나일 것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로 행복의 상징이 된다는 ‘마조람’은 각종 소스에 섞어 맛을 내기 좋고, 옛 인도에서

    의식용으로 많이 사용했다는 ‘쟈스민’은 향기로운 맛과 함께 사랑의 묘약이라는 의미가 있으니 마음에 둔

    사람과 함께 따끈한 차로 마실 때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싶다.

    허브 기르기

    허브를 기르려면 먼저 어떤 용도로 이용할 것인가를 정한다. 그리고 월동 여부, 꽃의 개화기, 색깔, 토양

    등 환경을 고려한다. 초보자는 필요한 만큼의 묘목을 구입하여 재배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씨를

    뿌렸을 때는 발아율이 나뿐 것도 있으며 경험부족으로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파종으로 재배하면 개개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고 경제적인 면에서 이점이 있다. 세이지, 센티드제라늄, 타임, 민트, 라벤더, 로즈, 로즈메리 등의 허브 류는 발아율이 낮고 잡종이 많으므로 신용 있는 전문점에서 종자를 구입한다. 허브 가든을 꾸밀 때에는 미리 성장하였을 때의 크기를 계산하여 장소를 선택한다.

    예를 들어 펜넬은 2~3년 되면 줄기가 2미터까지 되며, 타임은 줄기가 30센티 정도이므로 고려하여야 한다. 허브를 심을 때는 특히 통풍에 주의하여야 하며, 적당한 보습, 양분 등을 고려하고 산성 토양을 되도록 피한다. 라벤더, 타임, 로즈메리, 세이지 등은 배수와 습기에 주의한다.

       
    ▲ 파인애플민트 / 로즈마리 / 바질 / 라벤다.

    드라이 허브

    정원이나 화분에서 재배한 허브를 잘 건조하여 보관하면 차를 끓여 마시거나 목욕을 할 때, 공예품을 만들 때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향기가 제일 풍부한 개화 직전의 허브를 오전에 베어서 오물이 묻어 있거나 손상된 잎을 골라낸다. 여러줄기를 한 다발로 묶어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벽면이나 천장에 뿌리 쪽을 위로 하여 매달아 말린다.

    건조는 언제라도 할 수 있지만 온도와 습도에 다라 완성된 색깔이 전혀 다르다. 습기가 많은 장마철에는 빛을 보기 어려우므로 통풍이 잘 되는 장소를 골라 전체적으로 잘 말리도록 한다. 가정에서는 제습기나 에어컨디셔너를 이용하면 좋다.
    잎이나 줄기가 말라도 꽃봉우리 속까지 완전히 마르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그러나 자연건조하면 방안에 신선한 향기가 가득하여 상쾌한 분위기를 조성하므로 그대로 응접실등의 실내 장식에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우리 허브의 맛

    냉이는 그 향긋하고 독특한 향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맛이 좋다. 채소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칼슘, 철분이 풍부하며 비타민 A가 많아 춘곤증 예방에도 그만이다.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으며 특히 푸른 잎 속에는 비타민 A가 많아 하루 100g만 먹으면 1일 필요량의 3분의 1은 충당이 된다.
    한방에서는 냉이를 소화제나 지사제로 이용할 만큼 위나 장에 좋고 간의 해독작용을 돕는다고 한다. 또

    냉이 뿌리는 눈 건강에 좋고 고혈압 환자에게 냉이를 달여 먹도록 처방하기도 한다.

    성질이 차서 장의 나쁜 기운과 열을 없애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기운으로 스트레스가 심할 때 먹으면 좋다는 씀바귀는 나물로 장아찌로 먹을 수 있는 우리에게 익숙한 허브이다.
    쌉싸름한 맛이 특징인 씀바귀의 쓴맛은 미각을 돋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봄철 입맛이 없을 때 새콤하게 무쳐 먹으면 식욕증진에 도움을 준다.
    또 씀바귀는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기능을 좋게 하는 특징이 있는데, 옛 어른들은 이른 봄에 씀바귀 나물을 먹으면 그 해 여름 더위를 타지 않는다고 했다. 고들빼기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씀바귀는 열병, 속병에도 좋고 얼굴과 눈동자의 누런 기를 없애는 데도 좋다고 하니 씀바귀 나물로 맑은 눈을 가꿔보자.

    약간 쓰고 아린듯한 쌉쌀한 맛이 나는 달래는 비타민 C를 비롯해 갖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고 특히

    칼슘이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고 한다. 달래는 주로 날 것으로 먹기 때문에 조리에 의한 손실을

    막을 수 있고 식초를 곁들이면 비타민 C가 파괴되는 시간이 연장되므로 달래 무침에는 식초를 치는 게

    제격. 된장국에 넣으면 개운한 맛을 내는 알칼리성 강장식품이다. 특히 한방에서는 불면증, 장염, 위염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자궁출혈이나 월경불순 등 부인과 질환에도 효과가 좋아 여성에게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해독작용이 강하다는 머위는 된장, 고추장에 맛이 잘 어울려 데쳐서 쌈을 먹거나 된장을 풀어 국을 끓여

    먹어도 좋고 쓴 맛을 좋아하는 이는 겉절이를 해먹기도 한다. ‘망우초’라고 부르기도 하는 원추리는

    우리말로 ‘넘나물’이라고도 하며 봄철에 어린 싹을, 여름에는 꽃으로 김치도 담그고 나물로도 먹는다.

    근심을 없앤다하여 우울증의 약초로도 쓰였다는 원추리는 단맛으로 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는 허브종류다. 데친 후 고추장에 들기름을 첨가해 무쳐 먹으면 맛있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먹는다는 민들레는 이른 봄에

    어린잎을 나물로 무쳐먹기도 하지만 민간약으로 더욱 많이 사용해 왔다. 쓴 기운이 장 계통을 튼튼하게

    하며 차로 달여 마시면 신경통에 좋다고 한다.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두릅도 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안에 퍼지는 향이 일품인 두릅은 이른 봄에 나무에서 채취한다. 낙엽 관목으로 키가 3~4m인 두릅나무는 껍질에 작은 가시가 있어 다른 나무에 비해 쉽게 구분이 된다. 단백질과 무기질, 비타민 C가 특히 많다. 두릅의 쓴맛을 나게 하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줘 피로회복에도 좋다.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게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먹는 것이 좋다.

    사람들에게 흔히 말도 안되는 “개떡 같은 말” 이라는 애매한 소리를 들어야 했던 소위 ‘개떡’은 맛보다는 배고픈 시절의 고마움과 슬픔이 들어있다. 곡물이 모자라면 겉보리나 밀 또는 쌀을 찧어 넣고 쪄서 먹었는데 아마 쑥의 양이 더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빛깔도 시커멓고 모양새도 안좋은 개떡은 그러나 얼마나 좋은 영양간식이었나 싶다. 우리 서민들은 옛날에 이 개떡을 많이도 먹었을 것이고 그들의 건강을 자신도 모르게 지켜줬을 것이다. 그러므로 쑥은 약으로도, 먹거리로도 두말이 필요 없이 사랑받아오고 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이름의 우리의 풀(허브)들은 초근목피로 어려운 시절을 날 때는 들판에 이름도 없이 피어 우리민족을 먹여 살리기도 했고 헤일 수 없는 약리작용의 효능으로 병자무병을 돌봐왔으며 맛으로도 즐겁게 해주었다. 이제는 모든 종류의 허브들이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음식의 풍미로, 다양한 맛으로, 수많은 효능으로 우리를 여전히 즐겁게 해준다.

    음식의 깊고 다양한 맛을 즐기는 것도 약리작용의 효능이상으로 우리의 정서나 건강을 다스려 활기있는 삶을 살게 해 준다. 맛으로 즐기고 건강도 지키는 허브의 세계는 참으로 고맙기만 하다.

    한국주택신문 칼럼니스트 하영그린 하현영 대표

     

       
    ▲ 캐모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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