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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은 조선 선조 때의 실존 인물인 안동장씨를 화자로 소환한다. <규곤시의방>-‘음식디미방’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요리책을 남기기도 한 인물이다.
부모에 대한 효도와 부부간 예의, 제사를 대하는 마음가짐, 태교하는 법 등 여자로 태어나 딸, 아내, 엄마로서 지녀야 할 삶의 지혜를 현대 여성이 선택해야 할 선택적 이야기를 충고와 조언으로 전한다.
모두 4부로 이루어진 이 작품에서 장씨의 삶을 통해 여성의 일생을 소녀, 아내, 어머니, 할머니의 네 부분으로 나누고 각각의 시기에 겪은 내적 갈등과 그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의 의미를 살피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회고하면서 한편으로는 생존 당시 여인들의 규범을 바탕으로 하여 현 세태를 비판하기도 한 듯한 내용을 남기고 있다 하겠다.
현시대의 여성들을 비판하다보니 출간 당시에 남성 중심의 사고를 비춘 반페미니즘이라는 굴레 속에 있다고 많은 여성들의 비평을 받기도 했다 한다.
규범과 반페미니즘을 강조했다기보다는 이문열 작가는 직계 조상이기도 한 안동장씨가 한시대의 본보기가 될만한 여성상이 아닌가에 중점을 두었다 한다.
조선 시대, 영남의 사대부 집안 외동딸로 태어난 장씨는 총명함에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란다. 그러나 어머니가 장티푸스에 걸리면서, 집안의 대소사를 도맡게 된다.
수리에 밝고, 초서, 문인화, 의약 등에도 깊은 조예가 있었지만 아버지의 권고에 따라 이 모든 것을 버리고 결혼을 선택한다.
가난하지만 올곧은 선비 집안의 후처로 들어가 힘든 생활 속에서도 7형제를 키우면서 모두 훌륭하게 성장시켰으며, 그 과정에서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의 방식이 어떤 것인지를 전하고 있다.
7형제의 개개인의 재능과 개인의 특질 등도 어머니라는 화자의 생각을 작가의 눈으로 그려낸다.
이러한 삶을 산 주인공의 입장에서 본 현 세태의 출산 기피와 이혼, 성문란 등의 얼룩진 현대의 여성들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점철되는 현대적 상황을 역사적인 사실에 빗대어 보고, 개인적인 삶보다는 공동체적인 삶이 보다 가치있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경북 영양에 있는 이문열 문학관과 음식 디미방을 방문한 적이 있기에 소설로 대하니 반가움이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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