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마디로 소문난 잔치이다
빨래의 공연이 20주년을 맞이했다는데, 소문난 잔치에 풍성한 잔치상을 받아 든 기분이다.
사실 20년전의 시대상을 반영하여 그시절에는 더욱 뜨거운 박수를 받았겠지만
지금은 다소 시대극의 참맛과 신선함은 떨어지고 현시대상을 조금 벗어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서민들의 힘겨운 세상살이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어느 구석에선 반복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몽골에서 무기재를 쫓아 한국땅을 밟은 솔롱고.
솔롱고라는 이름 자체가 몽골어로 무지개를 뜻한다는데 5년 이상 서울살이를 하면서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설움도 많이 겪는다.
나영이라는 강릉 처자.
집안이 가난한 점과 서울에서의 큰꿈을 가진 점은 솔롱고와 비슷한면이 있다.
그 외에 장애인 딸을 40년간 돌보면서 어렵게 살아가는 셋방 주인 할머니.
이호낳고 또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지지만 언제나 티격태격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네 이웃.
한여인을 사랑하기도 하면서도 자신의 자식을 돌보지 않는다고 삐지는 철없는 남자.
그리고 생활 속에 지친 마음과 희망을 함께하고 살아가는 이들의 애환이 있는 사람냄새나는 동네살이이다.
우선 빨래라는 주제가 바람에 맡겨 젖은 것들이 마르듯이 우리네 슬픔도 빨래처럼 바람에 맡겨 잘 마르기를 바라는 대칭적인 대상이다.
빨래가 바람에 제몸을 맡기듯이 네 인생도 바람에 맡기고 네 눈에 흐르는 눈물도 마르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
우선 뮤지컬답게배우들의 노래가 특별하다.
개개인 모두 엄청난 연습량과 실력이 뛰어남이 한눈에 들어올만큼 대단하다.
그리고 무대가 정말 세심하고 정성이 가득하다.
지층과 옥상의 빨래 공간을 절묘하게 배치하였고, 무대 곳곳에는 그시절 서민들과 함께 하였던 공간들이 잘 표현되어 있다.
20년을 끌고 가는 특별한 힘은 이런 많은 것들이 합을 이루어 완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멋진 공연과 탄탄한 대사와 내용들, 그리고 귀에 들어오는 노랫말과 희망을 노래하는 노래실력에 많은 박수를 보내고 연극이 오랜시간 우리곁에서 계속되기를 바란다.
런닝타임 165분 정도의 긴시간 지루함없이 잘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