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연극)나 왔어요.. 엄마.
    연극.음악회 2013. 6. 7. 23:30

    장소:산울림 소극장

     

     

     

     

     

    산울림 소극장은 극장 자체에 비해서는 무대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니다.

    그 무대를 이렇게나 정성스럽게 꾸민 연극을 만나기는 정말 어려울 듯 하다.

    무대 공간이 빈 여백이 없다.

    거실은 다다미 방으로 꾸몄고,,싱트대와 냉장고,, 찻잔 진열장, 전기폿트, 전기 밥솥, 책상 등 소품들과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과 이층의 너덧 개의 창문, 그리고 후쿠에 집의 베란다, 사유리네 센베이가게의

    베란다가 대칭을 이루고, 극 전개에 따라 창문들이 모두 여닫이가 가능한 실제 창문들이다..

    또한 거실의 커다란 여닫이문 밖으로 개양귀꽃 생화들이 눈길을 끌고,, 센베이 집에 늘어뜨린 장미꽃 넝쿨은

    생화같은 느낌을 받았다.. 

    소극장 무대에 실제 다다미로 무대를 꾸미고, 2층 격조 창문들도 얼마나 정성을 들였던지...

    연극을 보기 전부터 감탄이 절로 나왔다..

    더구나 소극장에 어울리지 않게 2시간 50분의 공연이라니..

    중간 휴식시간 포함 3시간 공연이다..

    싱크대에 수도시설까지한 무대도 대단하려니와 전기시설까지해서,, 뜨거운 차 한잔을 만드는 것 장면이나,

    무대 소품 하나하나, 심지어 먹는 통조림 조차도 일본 상품을 사용한 점..

    그리고 무대의상도 일본 기모도 등으로 분위기를 살린 점도 또한 칭찬을 해본다.

    얼마나 준비하고, 얼마나 노력했는가? 말을 안해도 저절로 드러나는 대단함이 느껴졌던 연극이다.

     

    연극의 3요소를 희곡(드라마).배우, 관객이라고 하던가..

    이렇게나 잘꾸며진 좋은 연극에 관객이 얼마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날이었다.

    물론 너무나 긴 대사에 잠시잠깐 지루함도 없진 않앗지만,,

    별로 대단할 것 없는 스토리에 이런저런 재미가 쏠쏠하여서, 재미까지 있다..

     

     

     

    노년의 엄마 후쿠에는 유학생들을 돕는 개양귀비꽃(ひなげし) 모임을 함께 하고,

    고전문학 강의를 들으면서 일상을 보낸다.

    2시간 정도의 거리에 살지만, 몇년간 엄마에게 안오다가 후쿠에의 집에 온 아키오.

    오랫만에 온 자기의 집에서, 잠시 도둑 취급도 받고, 자신의 집에서 처음만난 사람들에게 오히려 차를 대접 받고, 자신은 손님들이 마시는 컵을 사용해야 하는 등..여러 환경들이 낯설기만 하다.

    엄마 아키오는 오랫만에 방문한 아들의 어두운 표정에서, 아키오가 회사에서 정리해고 되엇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지만, 사실 아키오는 회사에서 인사담당을 하면서, 친한 친구를 해고하는 악역을 맡은 처지이다.

    어느날 친구는  아키오가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후쿠에의 집을 침입한다.

    아키오와 실랑이도 하는 가운데에, 아키오를 향해서 악마라고 울부짖는 친구..

    이야기의 흐름은 정리해고를 둘러싼 일본의 사회문제를 다루지만,,감추어진 이야기는 가족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라고 하겠다..

     

    아키오:인사담당을 하면서, 친구를 해고하는 악역을 담당하지만, 나중에 친구의 사정을 헤아려 친구편을 들다가 오히려 자신이 정리해고되는 아픔을 겪는다. 어린시절 비틀즈를 좋아했고 화장실벽에 그린 비틀즈 그림때문에 아버지에게 호된 꾸지람으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나쁘다~~~로 단정된다..

    아내와의 관계는 좋지 않아서 이혼도 고려하고 있다.

    후쿠에:남은 여생을 고전문학을 강의하는 나오부미 교수와 함께 하기로 마음을 먹는데, 아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아들의 반대에 상관없이 자신의 삶에 충실하기로 한다.

    나오부미:아들과 며느리의 관계가 좋지않은 집에 같이 사는 것도 마음편치 않아서,, 아키오의 반대가

    심한 것을 알면서도 짐을 싸서 후쿠에의 집에 들어 온다.

    후쿠에와의 생활에서 삶의 탄력을 받으면서, 찾아온 며느리에게 아들과의 관계가 항상 마음아프면 너도

    이혼하라고 오히려 말해주는 사랑에 대한 신봉자이다.

    고토고(?):개양귀꽃 모임의 회장이며, 혼자 사는 여인인데, 정리해고되어 마음아픈 아키오의 친구를 달래다가 잠시 사랑에 빠진다...정말 일본인을 보는 듯 하다.

    사유리(?):후쿠에와 옆집에 살며, 개양귀꽃 총무.. 어린시절 아키오를 무척 좋아했으며,,남편과 센베이과자점을 하는데,, 아키오를 보면서 남편과의 사이를 후회하며, 새삼 아키오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품는다.

    어느날 찾아온 나오부미의 며느리와 아키오가 같이 딱지치기를 하는 것을 보고 질투를 느낄 정도이다..

     

    나오부미교수의 며느리는 시아버지가 짐을 싸들고 나간것을 만류하기위해 후쿠에 집을 방문하지만,

    교수는 며느리에게 너도 감정을 그만 숨기고, 아들과 이혼할려면 해라...는 권고까지 듣는다.

    아키오는 교수의 며느리를 본 순간, 한눈에 반하게 되고 어린시절의 딱지치기까지 하면서 묘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를 바라보는 사유리에게는 질투까지 유발을 할 정도인데..,,

    노년의 후쿠에와 나오부미는 같이 살 것을 다짐하고,,

    아키오의 친구도 아내와의 사이가 소원하고 고토고와 잠시 이탈도 하고,,

    사유리 또한 남편도 있지만,, 아키오에 대한 묘한 몸짓을 하는 처지..

     

    어찌보면 제대로 된 가정도 제대로된 사랑도 없는 듯하지만,,

    이런 이야기 속에서도,, 나오부미는 후쿠에와 아침에 체조도 하면서, 체조의 음악속에 갑자기 튀어나오는

    비틀즈의 노래를 듣더니,,,, 이것은 일부러 비틀즈를 갑자기 녹음한 사람이 아키오의 아버지일 것이라고

    아키오를 일깨우면서,, 자신도 비틀즈를 이해 못해서 아들을 미워했지만,,

    결국은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을 것이라고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또한 자신도 아들에게 전화하다가,, 아들의 이름을 부르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음을 맞이한다..

     

    후쿠에는 아키오의 아버지가 아키오를 심하게 대했던 상황은 대동아전쟁에 대한 나쁜 기억으로 그렇게

    표현되었다.. 말을 해주고,, 사랑한다던가.. 하는 조금은  듣기 좋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

    사랑하지 않기에 그랬던 것은 아니라고 말을 해준다..

    결국,, 말이란 것으로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아서 인데,,

    <말을 안하는 것은,, 자신의 말을 상대가 믿어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안하기도 하는 것> 이라고,,

    아키오에게 말해준다..

     

    연극이 말하고픈 것은 결국 사랑의 표현이리라..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을 하고, 제대로 표현을 해야 상대가 느낄 수 있는 것..

    정리해고라던가, 부부간의 갈등이야기를 빌어서,, 진정한 사랑의 표현을 얘기해주고 있다..

     

    아키오의 친구의 돌발적인 행동과 표현들.

    고토고와 사유리의 대사들에서 연극의 재미가 더해진다..

    후쿠에 역의 이현순이란 배우..는 절제된 연기력으로 연극의 품격을 드높여준다.

    어찌 그리 감정의 기복없는 말투를 구사할 수 있는지?.. 오랫만에 진정한 배우를 본 듯하다.

    짧은 시간 등장하지만, 며느리역의 배우 또한 극에 묘한 플러스 기운을 더해주었다..

    배우들 전부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고 픈 연극이었다.

    관객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을 작품이지만, 대학생등 젊은 층이 주된 관객인 점이

    안타깝고, 오히려 40대 이상의 관객이라면, 많은 공감을 하면서 연극을 봤을 듯하다.

    부부간에 살아감에 항상 좋은 날이 얼마나 있으려나?

    또한 노년의 삶과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가?

    40/50대의 힐링 연극으로 무한 추천해본다.

     

    '연극.음악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극)선녀씨 이야기  (0) 2013.08.16
    연극)소문  (0) 2013.07.04
    오페라)메리 위도우  (0) 2013.06.02
    연극)아버지  (0) 2013.05.04
    뮤지컬)영웅을 기다리며.  (0) 2013.05.03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