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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맨땅에 펀드
    책읽기 2013. 6. 25. 00:31

     

     

     

     

    일을 행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는 말이 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도전하는 자세는 장엄하고 아름다움이라고 까지 표현할만 하지만,

    밭작물을 모두 멀칭도 안하고 농사계획을 잡고, 유기농으로 한다든지, 비료 농약을 안하겠다는

    마음자세를 갖는다는 것은 정말 무모한 짓이기도 하고,

    그렇게 농사지은 것들을 선불주고 회원 가입해서 사먹으라고,,

    그것에 펀드를 가입하라는 권유를 하는 것도

    어쩌면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것 같은 일을 저지른 것임에 틀립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꼬임(?)에 빠져서 100명의 펀드 가입자가 있다는 것도 어찌 생각하면 신기하기만 하다.

    가끔 카페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과수를 1그루에 20민원 정도로 분양하는 것을 보게 된다.

    과수 1그루에서 나오는 생산량을 투자자에게 가을에 돌려준다는 것인데,  과수는 어차피

    농부가 자신의 농장을 하는 가운데에 돌보는 것이기에  회원관리는 쉽다 하겠다.

    그러나, 밭작물을 100명에게 균등하게 어떤 식품을 보낸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일임에 틀림없다.

     

    지난번 상주의 어느 고장에서 꾸러미 사업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곳은 펀트 가입이라기 보다는 회원을 한명한명 계획적으로 늘려나가기에, 어려움은 덯하련만,

    무조건 100명을 유치하고, 물건을 보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기획임에 틀림없다. 

    맨땅의 펀드는 이런 엉뚱한 꾸러미 사업을 머리속 기획만으로 회원 100명에게 30만원을 가입비로 받고서

    시작을 한다.

    요즈음 밭농사는 풀을 다스리기 위해서 비닐멀칭을 하는 것이 대세이지만, 그런 것도 관행 농업이라면서,, 

    펀드매니저와 운영자들에게 풀을 손으로 뽑기를 바라는 저자의 악행(?)은 기존 농부들의 입장에서 보면,

    엉뚱함을 넘어선 기행으로 보였을 것이다.

    감농장도 1000평정도 임대를 하여서,, 비료 농약도 잘 안하고, 더욱이나 시간에 쫒기고 일손부족으로

    제초까지도 못하는 가운데서도, 초기 농약 2번으로 농사를 행하는 펀드 운영자들.

    화학비료와 농약 제초제등은 사용을 안하고, 유기농을 고집하여서 보잘 것 없는 농산물을  생산해 놓지만,

    그것을 계속 고수하는 저자(책임운영자) 권산.

    감자도 그렇고, 고구마도 그렇고 옥수수, 땅콩 등등 모든 농사가 시중의 상품처럼 제모양 갖춘 농산물은

    하나도 없고 또한 생산량도 기대에 터무니 없이 모자라는 농사의 연속이다.

    기대했던 배추도 간신히 김장 몇포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

     

    책은 이런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농산물의 생산에 대해서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매일의 농사 일지를 기록하고, 그날 있었던 밭일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언행들,

    밭일을 총괄하는 무얼까?(운영자)의 대단한 뚝심과 일당을 받고 일하는 동네 아주머니들의 포근한 고향의

    소리와 대화들을 아주 현장감있게 전달을 해준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농사 짓지 말라고 가르쳐주기도 하는 것도 같다.

    그만큼 책속을 통해서 읽혀지는 무얼까?와 등장인물들의 고군분투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책은 단순히 농사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책도 아니고,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자고 권유하는 책도 아니고,

    이렇게 엉뚱한 펀드를 만들어서 나름대로 성공했다고 자랑하는 책도 아니다.

    한국 농업은 위기라고 말을 하고 있고,

    농협은 농부가 주인이라지만 주인을 몰아낸지 오래이고,,, 잘 자꾼 농산물은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것을 벗어나보고자, 농부와 소비자간의 농산물 직거래를 생각해내고, 

    농민은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신념을 만들어 실행한 기록이다.

    한곳에서 1,000명의 펀드를 형성하여, 그것이 1.000개가 모이면, 100만명이 되는 창조적인 새로운 집단.

    100만명이면 세상을 조금은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저자의 생각에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콩농사 말미에, 콩닦달로 지친 일탈(무얼까?의 부인)의 말이 눈길을 끈다.

    <이게요,,제가 뭘 잘못해서 벌받는 것 같아요>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런 말이 나올까?

    일년 농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김장을 전투처럼 치르고,,전우들에게 묻는다..

    <내년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금년에 했던 모든 일이야..>라고 대답하는 전우들...

    이 두 대답에서 2012년의 맨땅의 펀드가 얼마나 힘든 작업이었던가를 짐작하게 해준다...

     

    그러나,, 저자는 말한다..

    맨땅의  펀드가 진정 원했던 것은,,

    생산하고자 한 농산물이 아니라,, 농사이야기 였다고..

    요새 말로 하면,, 농산물을 판다기 보다는 이야기를 파는 것이다..

     

    따라서 유기농산물이나 무농약 등에 관점을 두었다기 보다는,, 한국 농업의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인

    직거래를 중심으로 한 유통에 관한 것이지,, 생산물에 관한 것은 아니었다고.....

    그런 결과로 2013년에 맨땅의 펀드 재가입자는 67명이란다..

    엉성한 농산물에 대해서, 그것을 이해하고 계속되는 이야기를 듣고픈 이가 67명이라니 정말 놀랍다.

    이렇기에 그런 어려움 속에서의 일이 행복했었다고..는 해피엔딩이 되나 보다.

     

    사진을 통해서, 그리고 너무나 세세한 설명으로 장면장면을 묘사해준 글을 통해서

    나도 이런 농사일기 엮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좋은 글을 제공함은 때로 농산물을 파는 것보다, 이야기값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펀드 가입자는 334명이라 한다.

    작년엔 3,000만원으로 시작한 펀드가 올해는 1억으로 불어났다.

    물론 몇명 운영자도 고용을 하고..

    맨땅의 펀드의 2편이 다시 책으로 꾸며지고 있다..

     

    자신이 체력적으로 농사를 짓기 어렵다면,,

    이렇게 농사의 한편에서 제2의 맨땅의 펀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아마도 저자 권산은 이런 세상을 바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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