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구피 기르기
    내가 쓰는 이야기 2017. 3. 28. 03:43

    재작년 가을 부터 물고기 구피를 길러본다.

    무엇인가를 돌보고 가꾼다는 것은 내가 그것들이 좋으라고 돌본다기 보다는 사실은 나를 위한 일 일 것이다.

    그러기에 어쩌면 잘돌보고 잘가꾸어야지 하는 마음 자세부터 출발을 해야 할 것이다.


    매일을 함깨하는 애완용 강아지나 고양이, 혹은 애지중지하는 식물들을 돌보는 것과 물고기를 기르는 것은

    조금은 차이가 있다.

    물론 해수어라던가 고급 어종의 물고기라면 구피 같은 어종을 기르는 것보다는 신경을 많이 쓰기는 하겠지만

    구피는 난태생이고 워낙에 새끼도 많이 낳아서 관심을 덜 가져도 되는 수월함이 우선 흥미를 주었다.


    구피를 기르는 가운데에 가지게 된 마음 가짐은 이렇게 변했다..

    첫번째... 물은 갈아주지 않고 기른다..

                 일본에서 보았던  어떤 어항처럼 바닥에 배설물 지꺼기등이 물이끼처럼 자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가져본다.

    두번째... 부화통을 집어 넣지 않고 자연 발생적으로 놓아두고 약육강식에서 살아난 녀석들로만 기른다.

                 뜰채로 배가 부른 놈을 잡아보려 했지만 워낙에 빨리 움직이고 다른 녀석들도 스트레스 받아서 포기했다.


    작년 여름은 정말 더운 날의 연속이었다.

    잘 자라던 구피들이 어느날부터인가 한마리 두마리 죽기 시작하더니 어느날은 상당 수가 무리지어 죽어 버린다.

    날이 덥기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커다란 얼음을 얼려서 집어 넣어 보아도 죽는 것들의 연속이었다.

    여름날에 물이 부패한 것인가? 하고 물도 반 쯤 처음으로 갈아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며칠을 몇십마리를 죽여 버리다가 문득 어항 뚜껑을 덮어서 이런 일이 있지 않나 생각이 미친다.

    여름날의 태양빛이 어항을 한번 스치고 지났을 터이고, 그것이 하우스효과를 불렀는데 뚜껑이 덮여 있는 것이

    물의 온도를 높인 것이 제일 큰 문제일 것이다.... 하고 생각해 본다.

    그날 부터 어항의 뚜껑을 열고 얼음 덩어리를 넣어주기 시작했더니,, 며칠간 한 두 마리씩만 죽더니 죽음의 행진이 멈추었다.


    무지함이 어항 물고기를 약 30여 마리 정도 죽인 것 같았다..

    그런 뒤에 한참 동안은 암컷들도 새끼를 낳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겨울 무렵부터 새끼를 낳기 시작하는데,, 참 묘한 것이 그것들이 어느정도 자라서 보니 거의가 암컷들이라는 점이다.

    친구들이 많이 죽어서 어항이 허전해지니 아마도 종족번식에 신경을 쓰는 유전자가 발동을 한 듯 싶다.. 느껴진다.


    마리 수는 여름날의 수준으로 돌아간 요즈음..

    긴꼬리 지느러미를 흩날리면서 여유로운 녀석들의 모습에서 내 마음은 작은 평화를 느껴본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