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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책읽기 2017. 5. 29. 20:31
중학시절에 죽은 딸아이가 살아있다면 성인식을 할 나이가 되었을 무렵해서 집안에는 딸아이가 입을만한 기모노를 소개하는 카탈로그가
배달되어 온다. 아이를 하늘에 보내고 부부사이엔 부쩍 할 말이 없어진 나날들이었는데 기억의 창고를 열면 과거의 딸과의 행복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이 두려워서 그런그런 말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던 중이었다..
티브이 조차도 잘 안보고 지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티비에 기모노 차림의 광고가 부쩍 눈길을 끈다.
처음에는 무심하게 지나쳤지만 죽은 딸아이 스즈네를 대신해서 엄마인 미에코가 기모노를 입고 딸아이의 성인식에 참여 하고자 마음 먹는다.
그런 아내를 응원하는 마음에 그리고 죽은 스즈네에게 엄마 아빠가 잘지내고 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이쿠미도 성인식에 동참을 한다.
이런 내용의 성인식을 포함해서 책 제목이기도 한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등 6편의 단편들이 상당히 일본스럽게 그리고 상당히 서정적인 문구로
각각의 소설은 그려져 있다.
마음 짠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행복하기만 하고 평탄하기만 삶은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려는 듯이 우리들 삶의 그늘진
그림자 부분을 세밀한 감각을 바탕으로 표현해 준다...
가족간의 사랑, 추억, 그리고 10여년 만에 만난 엄마가 치매에 걸린 것을 보고 어린시절의 기억들을 되살려보는 기억과 회상,
아버지의 낡은 시계를 물려 받으면서 그것을 고치는데 상당한 돈을 지불하고는 그 시계가 가짜 였다는 것을 수리점에서 듣고는 아버지는
그런 분이셨을 것이라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 그리고 책 제목인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에서는 아이가 어렸을 때에 주인공은 사람을 실수로
죽이게 되는데 그것 때문에 아내에게 살인자의 아들과 아내로 살아서는 안된다며 이혼을 강요하고 혼자서 바닷가 외딴 곳에서 이발소를
하면서 살아 간다.
결혼을 앞두고 찾아온 아들은 아버지의 살아온 이야기를 담담히 독백처럼 읆조리는 이야기를 들어 주고, 아들의 머리 속 흉터에서
주인공은 아들임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결혼을 한다는 인사를 듣게 된다..
우리의 가장 서정적인 소설 중에 하나인 이효석님의 '메밀꽃 필무렵'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 잘 정돈된 내용속에서 안타까움을 불러 들인다.
오키와라 히요시라는 저자는 <벽장 속의 치요> <소문>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작품들이 있다하는데 처음 만나게 되었다.
잔잔한 글에 반해서 몇작품 찾아서 읽고픈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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