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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는 아니지만..(고사리를 꺾으면서..... 2)내가 쓰는 이야기 2019. 6. 8. 16:27
2~3일마다 솎아내는 텃밭에서 나오는 먹을거리들입니다.
쑥갓, 청치마상추, 적상추. 로메인 상추, 케일 등
앞으로 깻잎도 한창 일텐데, 혼자서 먹기는 벅차군요.
비가 온 다음날인 어제,, 고사리도 조금은 나왔겠지...하는 생각으로 집을 나서 봅니다.
집에 잎채소 잔뜩이고 먹지도 못하고 버릴 지경인데도,,
왕고들빼기, 어린 뽕잎, 아직은 먹을만한 취나물을 안 가져올 수가 없더군요.
'나를 무시하는 것인가?' 하고 노려 보는 듯하여 아주 조금씩만 꺾어 보았습니다.
꿀풀이 한창이어서 전채(꽃, 잎, 뿌리,)를 해서 약용으로 하고도 싶었지만
저장공간이나 용기 등 부족으로 꽃만 따서 차를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이 또한 눈에 보이니 뿌리칠 수 없는 유혹입니다.
봄 초입에는 냉이에 달래, 어린 쑥과 미나리로 냉장고를 채워가면서
무농약의 채소들을 즐겼는데, 이젠 텃밭에서 나오는 것들이 더해져서 채소들을 맛있게 다 못먹고
시들어서 버릴 때도 있으니 채소들에게 미안할 때가 많아집니다.
염소는 아니지만 염소같이 먹고 지내며, 다람쥐는 아니지만 다람쥐처럼 저장을 합니다.ㅎ.
단오 전에 나물을 뜯으면 먹을만 하다하여 고사리를 꺾는데, 어떤 것은
당겨도 잘 안끊어 집니다.
"아~~~~ 이런 느낌이구나.."
식물들이 종족번식을 위해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 집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아직 고사리가 제법있는데 꺾으러 오지 않는가? 생각해보니
풀들이 고사리 키만큼이나 자라서 잘 보이지 않기도 하려니와 산딸기, 찔레나무, 산초나무 등
가시를 가진 나무들이 많이 자라기 시작하여 여기저기 쩔려서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할매의 길은 아직은 유효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비가 한번 정도 더 오면 나의 고사리 꺾기도 중단 될 듯 합니다.
숲이 정말 풀들로 빽빽해져서 길 찾기도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비온 뒤라서 아직은 고사리가 연한 것이 많았지만, 벌레들에 공격을 받은 것들은
다시 벌레들에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함인지...? 딱딱하고 질긴 줄기로 변했음도 봅니다.
고사리를 꺾으면서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어떤 상황에서 사람이나 무엇인가 때문에 본인이 피해를 입었다 싶으면,
단단한 자기 보호막을 치고
자신을 보호하고 스스로 굳건해져야 함을 깨우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밭에서 조금은 쉽게 얻어지는 것을 벗어나서 아직도 나의 아침 산책길에 얻어지는
풍요로움은 건강을 약속하는 유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