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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누구니 (‘한국인 이야기’ 두 번째)책읽기 2022. 4. 9. 22:12
한국인 이야기 2편인 <너 누구니>는 이어령 선생이 암 투병 속에서 2020년 첫째 권인 <너 어디에서 왔니>를 출간했고, 그 이후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반복하며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집필을 꿋꿋이 이어온 시대의 지성의 최후의 역작이며 혼이 담긴 유고집이다. 좋은 유산을 물려준 선생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그는 우리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을 지배하는 비밀들을 오랜시간 이어온 끊이지 않는 생명줄이 달려있다 말한다.
그것은 역사도 이론도 아니며,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계승되어온 문화유전자라고 말하는데 저잣거리와 술청과 사랑방과 드나들며 이야기들을 기록해 온 조선시대의 패관처럼 저자도 21세기 패관이 될 것을 자청한 셈이라 하겠다.
그렇게 저자는 온갖 텍스트와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채록하고 재구성하여 누구도 들려주지 못했던 <한국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로마에 로마인 이야기가 있고 아라비아에는 천일야화라는 아라비아의 이야기가 있듯이 한국에는 밤이면 들려주는 꼬부랑 할머니의 한국인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다,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지팡이를 짚고 꼬부랑 고개를 넘는 꼬불꼬불 길에 랑을 접미어로 붙인 친근한 언어 ‘꼬부랑’이 한국인 옛이야기를 대변한다 한다.
그렇게 아리고 쓰린 마음에 랑을 붙여서 아리랑, 쓰리랑으로 표현한 민족의 문화유전자에 선생은 작은 젓가락 한 벌로 한국을 집어 들고, 동아시아를 집어 들고, 마침내 세계를 정확히 집어 내는 그런 문명의 감추어진 듯한 진면목을 풀어 낸다.
밈(Meme)이라고 표현하는 젓가락에 대한 우리의 문화유전자 속 이야기이다.
젓가락이 어떻게 한국인의 과거와 미래와 맞닿아 있는지 증명하며 얼마나 한국인들의 정신 속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는 지에 대해서 풍부한 지식과 독창적인 분석으로 풀어낸다.
우리에게 친숙하기 이를 데 없는 젓가락이라는 소품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기도 하거니와 문명사적 관찰까지 불러오는 문화유산이라는 것이 뜻밖의 우리네 이야기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감각으로 문화강국으로 거듭나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를 엿보게 된다.
가락을 맞추는 생명의 리듬이며, 짝을 맞추는 조화의 문화이며,천원지방의 디자인 원형이며, 음식과 인간의 인터페이스며 젓가락은 하드웨어, 젓가락질은 소프트웨어로 표현하는 진정 젓가락문화이다.
동양사상과 아시아의 생활양식이 함축된 한국의 젓가락 문화를 통해서 한국인 특유의 생물학적 문화적 유전자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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