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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무대가 우선 눈에 들어 온다.
대학로에서 오랫만에 만나는 정통연극은 언제나 신선하고 옳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고, 단지 상영 10여일의 공연 준비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안타까움과 무한한 박수를 함께 보낸다.
기타 단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이고, 정극에 어울리는 말투와 행위들이 연극에 집중하게 했다. 재미도 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다양하다.
자신의 삶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만을 표하고, 어린시절의 추억을 그리워하거나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을 갖기도 한다.
안톤체홉의 연극은 항상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삶을 표현하려 한다.
안톤체홉 시절의 모스크바나 러시아의 상황이 그렇듯, 그의 기타 연극처럼 밝은 요소는 없다.
단지 인간의 탐욕과 욕망 속에서의 허무함과 내일의 희망을 그릴 뿐....
아버지의 기일이자 셋째딸인 이리나의 생일날에 군대에서 높은 상관이었던 아버지를 기리고자 하는 이도 거의 없고 이리나의 생일을 축하하려는 이도 별로 없는 소박한 날이다.
아버지의 부하였던 베르쉬닌 만이 방문을 하는데...
큰딸 올가와 셋째 이리나는 과거 살았던 모스크바에서의 삶을 그리워한다.
둘째 마샤는 남편에 대한 불만이 원인인 듯하여 불만 가득한 얼굴을 언제나 드러낸다.
첫째 올가는 교장이 되는데 교육에 대한 열정이 식었고, 마샤의 남편은 언제나 뭔가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오빠 안드레이는 소심하고 그의 아내 나타샤는 천방지축이다.
둘째 마샤는 남편에게 실망하고 유부남인 베르쉬닌에게 사랑을 고백하는데 베르니쉰은 부대가 이동하게 되는 상황을 맞이한다.
이리나는 자신을 사랑하는 두첸바흐와 결혼하려 하지만, 이를 질투한 살료느이와 결투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