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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막을 위하여....
    내가 쓰는 이야기 2009. 10. 30. 01:22

    2막을 위하여....

     

    야생화를 씨를 받아서 키워 보신 적이 있나요?

    설악산 한 골짜기, 야생화 씨앗을 한 주먹 받았습니다.

    고이고이 모셔다가 다음해 화분에 심었지요.

    싹 하나 안 나오더이다.

    추운 겨울을 땅속에서 지내야만 싹을 틔운다는 자연 속 가르침을 어긴 거지요.

    혹독한 추위를 이렇게 견디어 내거라... 하고 입력되었나 봅니다.

    한 해 겨울 춥게 보내고, 그 다음 해에 나오더이다.

     

    온실 속 장미는 어떻게 꽃 피우는지 아시나요?

    아침에 온실에 들어 선 농부는,

    장미들아,, 안녕..하고 인사를 하고는,,

    버팀줄(고추등 심을 때 버팀목 줄)을 힘껏 잡아 당겼다가 놓는 답니다.

    쇠줄에 탁탁 자극을 받은 장미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요.

    아이고야,,,, 죽겠다..

    빨리 꽃이나 피고, 열매나 맺자. 하고 종족 번식을 서두릅니다.

    자연 그대로라면 비바람 태풍이 알아서 해줄 일을, 온실에 가두고는 농부가 대신 합니다.

     

    호박을 키워 보신 적이 있나요?

    거름을 많이 준 호박은 넝쿨만 잘도, 잘도 키워갑니다.

    꽃은 피웠다가 열매도 안 맺고, 똑똑 그냥 꽃을 떨굽니다.

    칼로 줄기에 상처를 내거나, 줄기를 어느 정도 꺾어 줍니다.

    아이고나,, 죽겠다.. 하면서 열매를 달기 시작합니다.

    (토마토 순 지르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예전 어른들은 말씀 하셨습니다.

    찬바람이 불고, 장마가 끝나면 열매를 맺는다고.....

    줄기만 무성하도록 그냥 놔두면 거친 태풍과 비바람이 줄기를 한없이 뒤흔들어야만

    아이고나,, 비명을 지르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식물은 자연의 거친 환경(?)을 견디어 내도록 입력이 된 듯 합니다.

     

    얼룩말들이 왜 사자 근처에서 맴도는 줄 아시나요?

    사자가 얼룩말 근처를 맴도는 것이 아니냐고요?

    얼룩말이 사자 근처를 맴도는 것은

    최소한 몇 마리 자신들을 희생하면서, 다른 여타의 짐승들로부터 보호 받는 것입니다.

    최소한 사자 근처에는 다른 짐승들이 접근을 못하니까요.

    얼룩말들에겐 최소한의 희생에 대한 보호라는 내용이 입력되어 있나 봅니다.

     

    벼가 익어가는 모습은 보셨나요?

    김포들녁의 벼들은 저녁에도 조명을 받아서, 생태의 혼란을 겪어 쭉정이가 많답니다.

    빛이 많다고 좋은 일만은 아니란 것이지요.

    태풍도 하나도 없고, 비바람도 고요하면 그 해 농사는 쭉정이 뿐입니다.

    거친 비바람과 태풍이 불어야지만,,

    장미나 호박과도 같이, 벼들도 알찬 알곡을 맺게 되지요.

    여름의 태풍이 없다면, 가을의 풍요는 없습니다.

     

    온실에서만 자랐습니까?

    나도 그 시절, 대학이라도 보내 주신 부모님 덕에 온실에서 자랐습니다.

    군대라는 거친 황야에도 던져졌었지만,

    내가 행동하고 겪은 것은 거의 온실 속이었습니다.

    더더욱 좋은 직장이란 꼬리표를 달았던 적도 있었으니, 온실 속에 온실이었습니다.

    어느 날, 황야에 서서,,

    거친 비바람을 맞으면서, 인생의 진리를 알게 됩니다.

    더더욱, 이혼이란 꼬리표를 달면서, 인생의 혹독한 여름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 거친 태풍과 비바람을 이겨내야만 합니다.

    풍요로운 인생의 가을을 맞이하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항상 웃고만 살고 싶으신가요?

    온실 속에서 맛난 것만 먹고, 기름진 옷만 걸쳐 입고 싶으신가요?

    누군가도 말했지요.

    항상 맛있는 음식만 먹으면 그 맛을 어찌 알겠느냐고...

    때로는 짠맛, 매운 맛도 먹어 봐야 그 맛의 깊이를 알지 않겠느냐고...

    하물며 인생살이에 웃음만 있다면 이 또한 얼마나 싱거운 삶이겠느냐고..?

    어려움도 맛보고, 울음도 지어봐야 인생의 깊이를 안다고...

     

    부모님, 옆지기로 부터의 잔소리가 지겹기만 하셨나요?

    잔소리도 없어진, 지금의 세상,,

    때로 정신적으로 편안한 듯도 하지만,,아집만 늘어가더이다.

    왜 그리도 서운한 일 투성이고, 아는 얼굴에게 독설(?)도 퍼붓는지...?

    누군가가 없다는 허전함보다도,

    아마도 누군가의 잔소리가 있어야만 사람이 완성되는 불완전품(?)인 모양입니다,.

    잔소리가 그립습니다.

     

    설악산, 오대산등 높은 산을 올라본 적이 있습니까?

    예전 산을 자주 오를 때,,

    산을 잘 타던 나도 더 이상 오르지 못할 정도로 힘이 들어,

    아이고.. 더 이상은 못 올라가겠습니다. 하느님... 할 정도면,,

    언제나 내리막 길, 또는 평지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또 다시 힘을 차리고, 오르다, 오르다 도저히... 하면,

    또 다시 내리막길..

    눈에는 가파르기만 한 산길이, 오르락 내리락,, 또 평지...

    인생길도 마찬가지 아니겠는지요.

    오르다 보면, 오르다 보면,,쉬운 길이 있겠지요.

    아마도 도저히... 하느님... 짝을 주소서..하는 때가 온 듯도 합니다.

     

     

    2막이 두려운가요?

    어쩔 수 없이 닥친 병이라면, 오히려 같이 공생하라는 말이 있지요.

    현재라는 입장에 후회와 회한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변화가 두려운가요?

    해변을 떠나지 않고는 새로운 바다를 만날 수 없다..

    라는 글도 있지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과거라는 끈을 희망으로 바꾸는 것 아니겠는지요?

    눈에 보이는 것만 알고서야, 어찌 새로운 세상을 보겠습니까?

    어차피 주어진 현재라면 태풍에도 굴하지 말고, 즐겁게 부딪히며 살아 봅시다.

    온실 속에서 키워지는 향기 잃은 예쁜 꽃보다는,

    거친 들판에서도 병 없이, 잘도 크고 있는 향이 깊은 야생화처럼..

     

    거친 태풍과 비바람을 이겨내고 얻어낸 결실은 정말 풍성 할 것입니다.

    알게 모르게, 자연의 이치는 그렇게 굴러가도록 배려를 해 주셨으니....

    배려를 해주신 그 분은 분명 나의 인생의 만찬을 약속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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