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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가 고픈 것 같다.
    내가 쓰는 이야기 2010. 7. 31. 10:53

    제천에 토종닭과 재래닭을 약 1,000마리 정도 산에 방목하고 기르면서,,

    낳은 계란은 제천시내에만 택배로 배달하면서,,

    계란 한 개당 500원씩 소매하는 농장이 있다.

    말 그대로 방사 유정란이고,, 사료에 항생제나 산락촉진제 없는 자가 배합사료를 준다.

     

    산에 풀어 놓았다가 저녁에 하우스에 불을 켜주면 닭들이 집으로 들어가고,

    보통 이른 새벽에 산란을 하고,,아침이면 또 야산으로 달음질치는

    주인을 잘 만난 닭들의 평화로움을 보게 되는데,

    어느날인가 수풀 속에서 어미닭 한 마리가 병아리들 4마리를 데리고 나온다.

    녀석이 하우스 내에 낳으라는 자리에 안 낳고, 수풀 속에 알을 낳고는

    계란을 포란하고 병아리를 깐 것이다.

    신기한 광경에 눈길을 자꾸 주었더니,,

    흔하게 있는 일로 저쪽에 조금 작은 닭들은 한달 전 쯤에 병아리로 다니던 것이란다.

    요즘 같은 여름철엔 산란율도 적어서,,

    주문량에 턱도 없이 모자라는데, 수풀 속에 알을 낳은 것들을 찾을 길도 없고,

    할 수없이 그냥 어쩔 수 없다는.,, 게으른(?) 농부의 변명과, 어떤 여유로움이 보인다.

    자연스러움이고, 그냥 자연과 동화 됨이려니.....

     

    가끔은 이런 완전 자연의 닭을 먹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닭을 도계하여서 팔게도 되는데,,

    알을 잘 낳는 닭을 팔면 별로 이익도 아니기에,

    육계용으로 기르던 닭을 몇 마리 사다가, 일정시간 농장에서 적응(?)시켜서 팔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날 그런다.

    <아니 이녀석들은 통통한 놈들을 사다가 여기서 먹이도 무한급식을 하는데,,

    왜 살이 더 빠지는 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분명 들여올 때 무게보다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났을 때에 무게가 감각적으로

    줄어든단다.

    <사료는 어떤 것을 주는데요?> 하고 물어 보았다.

    <사료야,, 알 낳는 닭들 주는 사료 같이 주지요.>

    <ㅎ ㅎ 그러니, 살이 빠지지요. 육계용 사료는 따로 있어요. 육계용 사료는 닭이 살이

      빨리 찌도록 성장촉진제 등등 넣어서 빨리 살이 오르도록 하지요.

      그런데, 알 낳는 닭 사료를 주니 살이 빠질 수밖에요.>

     

    뚱뚱한 여자가 임신하기 어렵다...는 자연의 이치 그대로

    알 낳는 닭은 육계용 사료를 주어서 뚱뚱하게 기르면 알을 적게 낳는다.

    그래서 사료에 탄수화물 지방 등이 육계용에 비해서 적다.

    반대로 고기를 먹고자.. 하는 육계용 사료에는 빨리 살이 오르도록

    산란계에 비해서, 사료의 배합비가 다르다.

    아무튼,,,

    알 낳는 닭과 고기를 먹고자하는 닭의 사료가 다르다는 것이다.

     

    닭을 키우는 데에도 이렇게 인간의 지혜가 돋보이는 구석이 있다.

    이렇게 삶의 지혜가 돋보여서 닭을 기르는 사람들이 맹종하면서 잘도 따르는데,,

     

    여기서 잠깐,,,

    우리네 인간들의 먹을거리는 어떠한가?

    닭들보다 훨씬 과학적인 식단을 마련해야 할 것인데,,

    우리 인간에게,,

    에너지 넘치게 살아가는 식단,, 자녀 생산을 잘 하기 위한 식단이 따로 있던가?

    그런 식단을 마련해주었다.. 하더라도,,

    각자의 개성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이 그런 식단에 따라갈까?

    결론은 빨리 나온다..

    <절대로 아니다...>

    인간이기에 탐욕에 물들어서 결코 이런 것이 이런 데에 좋다..는

    현자의 목소리에 귀기울임이 적을 것이라는 결론이다.

    그러기에 점점 살이 찌는 식단으로 흘러가는 세상이려니....

     

    오늘은 어떤 이로운 것을 먹을 것인가?

    내 육체를 위한 먹을거리도 필요하지만,

    인간이기에, 생각하는 인간이기에 정신적인 먹을거리도 있어야 하는데..

    어떤 책 한권에서 정신적 공허함이 살이 찌려나?

    아니면 정신적 대화가 고픈 것인가?

    닭 한 마리 살 찌우는 사료 얘기하다가,,

    엉뚱한 정신적 질문들이 꼬리를 문다..

    닭이야기 쓰다가 엉뚱한 이야기로 흐르는 것 보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배가 고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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