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연극)벽속의 요정
    연극.음악회 2011. 9. 15. 23:30

    일시:9월15일 8시

    장소:pmc 대학로 자유극장

     

     

     

     

     

     

    공연을 보다가 인터미션 시간에 김성녀씨 나이가 도대체 몇살이야?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검색까지 하던...

    손이나, 다리 그리고 목덜미 등등,, 내 나이 또래가 분명하던데,,

    60이 넘었구나...

    어린아이 역에서부터, 학생, 엄마, 아버지, 그리고 한량, 김서방, 최서방, 12지신들 목소리..

    등등 다양한 배역을 혼자 맡아서,, 장장 2시간 10분의 연극을 책임지는 1인극..

     

    몇십년전만 하더라도, 우리 주변에 귀신들이 참 많았어요.

    항아리장독 귀신,아궁이 귀신, 심지어 쓰다가 버린빗자루 도깨비까지... 로 요정의 이야기를 시작해서,,

    결국은 이 모든 것을 지켜내 준,, 벽속의 요정이 있게 한 것이 가족의 힘이라는 의미심장한 말까지....

     

    연극이 끝난후에,,

    2011년 우리가 죽기전에 꼭 보아야 할 연극 10개에 선정... 이라는 포스터 문구를 보고 나니,

    연극을 보는내내의 감동이 새삼스레 더욱 진하게 밀려온다.

    정말 대단한 배우다.

    마당놀이에서 대단한 배우임은 알앗지만,, 2시간이 넘는 연기를 혼자서 하면서,,

    생동감 넘치는 행위, 그리고 옷매무새, 체형, 언어의 유희까지..

    나보다 나이가 좀 많더라도, 저 정도 생동감이라면 어느 누가 마다하랴? 하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그녀의 이름에 압도되어 몰입도 하지만,,

    정말 정말 이렇게나 잘 된 작품이 왜 7년이 되도록 사람들 시야에서 멀리있었나? 궁금할 정도.

    올해로 7년째이고,, 앞으로 3년만 더 한다.. 하는데.........

     

    극의 중간 중간 그리고 제일 마지막 부분에 노래 <스텐카라친>이 나온다.

    민중 봉기를 한 인물로, 저항운동하면 떠오르는 노래.

    엄마가 행상을 나간 어느날, 순덕이는 벽속의 요정과 대화를 한다.

    -스테카치-라고  알았어, 스테카치..

    아이의 짤막한 발음으로, 스텐카라친을 스테카치로 부르는 순덕은 어느새 스텐카라친을 배우게 된다.

    어느날 집에 돌아온 엄마는 아이에게 이런 노래를 가르쳤느냐.. 면서,,벽속의 요정을 나무라면서,

    순덕에게도 이노래를 남들 앞에서 부르면, 벽속이 요정이 사라진다.. 고 단단히 교육을 시킨다.

    그 벽속의 요정은 가끔 얘기도 해주곤 했는데,,

    김서방이란 농부가 산길을 걸으며 열두달의 지신을 만나서,,

    열두달이 다 좋아~~~~ 노래를 부르면서, 복을 받는 이야기,,

    그리고 이를 샘낸 최서방이 지신을 찾아가 열두달이 다 싫어~~~~ 노래를 부르면서, 벌을 받는 이야기..

    그림자극으로 처리한 영상이 참 서정적이었고, 강아지풀과 풀들이 하늘하늘 하는 그림자 영상은,,

    서정적이기도 했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암시하는 듯 했다..

     

    이 벽속의 요정은 실은 순덕의 아버지였고,,

    엄마는 사상범으로 몰린 아버지를 벽속에 숨겨두고 40년을 산 이야기를 연극화 한 것이다..

    행상으로 계란도 팔면서 관객들과의 재미난 소통,

    남편이 없는데도, 순덕을 임신해서 동네에 이상한 소문이 돈 이야기..

    순덕이 중학생이 되고, 자라서 교대에 갔는데,, 북으로 끌려간 아버지 때문에 선생님이 되지 못할 것 같아서,

    아버지를 사망신고...

    살아있으나, 사망자처리를 했으니, 제사를 모실 수도 , 안모실 수도 없어서, 교회를 나갔다는 순덕엄마의

    고백에 웃음이 함빡..

    어느날 옆건물에 불이나서, 집을 다 태울 뻔한 것을 간신히 끄고, 벽속의 남편을 애타게 생각하던 엄마가

    처절하게 절규하는 모습에서 짧으나마 탄식이...

    순덕이 자라서, 결혼을 한다는데, 벽속의 아버지와 같이 하지 못하는 장면에서 눈물 같은 숙연함이.....

    그런 그런 세월을 자나서,,

    어느날 사면령이 내려졌다는데,,,

    세상 밖을 걸어봐요.. 하는 순덕 엄마의 말에,,

    <길이 딱딱해~~~>

    40년 세월 속에 처음으로 길을 걸으니, 흙길은 아스팔트로 변했고....

    40년 세월에 변한 풍광을 더이상 무엇으로 표현하랴~~

    그런 아버지가 임종을 맞이하려 하는데, 교회에 신도들이 와서,

    하느님께 용서를 빌면 천당에 간데요.. 아무리 설득을 해도,,

    결국 아버지는 내가 용서를 빌어야하는 사람은 당신이요.. 하면서, 엄마의 손을 꼭 잡는데...

    종교에 대한 시각차를 벗어나서,,

    얼마나 인간적인 표현이 표현된 것인가?

    정말 극 중에 한 부분이지만, 세심한 대본이 정말 대단함을 느끼게 했다..

     

    40년을 벽속에 산 것이 스페인 내란의 실화 내용이고,,

    그것을 일본인이 시나리오 만든 것을,, 우리네 625내란을 소재로 다시 각색했다는데...

     

    김성녀님도 말했지만,,

    제일 먼저이런 세월을 이겨낸 힘은  <가족애~~~>

    그리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행복한 삶에 대한 동경~~~>

    삶에 대한 희망과 가족애만 있다면, 무엇인들 두려우랴?

     

    스텐카라친이란 노래.

    이연실의 목소리로 들어서 우리말로 너무나 친숙한 노래..

    극중에서 원어의 발음으로 들으니, 색다르긴 한데,,

    스텐카라친 노래 부분만 조금 정말 조금 아쉬웠슴..

    1인 26역이라고도하고, 32역 이라고도 하고....

    얼굴 한번 옆으로 돌릴 때마다, 새로운 배역으로 말을 바꾸는 김성녀님의 열연..

    깜찍한 소녀, 중학생의 순덕,,시집가는 순덕., 어린시절의 엄마, 중년의 엄마, 할머니,

    그리고,아버지 김서방, 열두지신등 남자들 배역..까지..

    3년 뒤 까지만 볼 수 있음이 정말 안타까움 아닐까?

    열두달이 다 좋아~~~ 열두달이 다 싫어,,,하는 노래와 노랫말.

    기타 여러 노래들..

    정말 대단한 가창력이라고,,감탄하면서  보았슴.

     

    이 연극은 몇십년이 지나도, 사랑을 받을 것은 분명한데,,

    그 3년 뒤엔 어느 누가 뒤를 이을까?

    '연극.음악회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악뮤지컬 --효 바리  (0) 2011.09.22
    뮤지컬)아비찾아 뱅뱅돌아  (0) 2011.09.16
    연극)육혈포 강도  (0) 2011.09.14
    연극-임대아파트  (0) 2011.09.10
    오페라--수궁가  (0) 2011.09.09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