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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
    책읽기 2014. 7. 21. 22:43

     

    사람에게 있는 유전인자중에는 뭔가 어려움에 대해서 각인하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 것 같다.

    학창시절 엄하고 체벌을 많이했던 선생님 기억은 나지만,, 그냥그냥 편안했던 선생님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다.

    또한 부모님과 살면서 어려웠던 기억들과, 집안에 일어난 힘든 일들에 대한 아련한 기억들이,

    오히려 좋은 추억처럼 느껴지지만,, 즐겁게 무엇을 했던 일들은 기억에서 멀어진다.

     

    박동규님이 겪었던 6.25 피난시절과 배고팠던 어린시절의 기억은 물론이고,

    그이후도 한참동안 1970년대 말정도의 시절이라고 해야할까?

    그때까지는 정말 보리고개라는 단어도 존재했었고, 그시절 대학생중에도 밥값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차비도 없어서 친구들에게 꾸어가면서 대학을 다녔던 추억의 시절의 있었다.

    그런 어려운 시절을 견뎌내어 이런 좋은 시절을 맞이 했기에,,

    그시절을 웃음과 추억으로 바라볼 수 있기에 좋은 기억으로 존재하는 지는 모르겠다.

    그시절은 서로가 어려웠기에 서로 돕는 마음도 있었고

    서로가 어렵던 시절엔,, 누구나 인정할만한,,,, 정...이란 단어가 존재했었다...

    가족간의 정, 친구간의 정, 연인사이의 정...등등

     

     

    세상이 변하고,, 물질만능의 시대를 맞이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니,,

    물질적인 삶은 윤택해졌지만,,사람사이의 정도 없어지고, 이기적인 태도들만 등장을 하는 현실이다.

    그런면에서,,

    누군가가 우리생애 가장 따듯한 날들은....? 하고 묻는다면,,

    그리고 내 스스로 나에게 물어봐도 답은 뻔하다..

    어렵던 그옛시절이 너무나 마음 따스한 날들이었다.. 고 답을 할 것 같다..

     

    박목월시인이라면 너무나 유명한 분이여서 그렇게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은 못했다.

    그시절 문학이나 예술을 한다는 분들은 우달리 배고픔이 더했던 것 같다..

    더구나 다섯남매의 맏이로 태어남은,, 맏이로서의 책임감과 사명감이 한창이던 시절이었다..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갖고 싶었던 구두를 동생의 비싼 선물목록 때문에 양보해야 하는 마음..

    그시절 맏이의 숙명과도 같은 일상의일이었을 텐데,,

    그것을 눈치 챈 시인께서는 '철이 들어서.. 철이 들어서''' 하시면서 흐느꼈다는 대목에는

    나에게도 그 어렵던 시절의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구멍난 양말을 기우는 정경..

    가게에서 캬라멜을 훔치다가 들켰지만,, 그렇게 야박하진 않았던 아저씨에 대한 추억..

    홍수가 나면 아이들이 한두명 물에 떠내려가서 부모의 가슴을 애타게했던 그런 시절.

    까마귀가 파먹은 사과만을 골라샀던 어머니에 대한 추억.

    군고구마 장수를 해서 어려웠던 친구를 도와 주었다는 일화.

    웃음짓게 만드는 연탄가게 이야기..

    어느날 집안에 든 도둑에게 기다려서 돈다발을 쥐어주고 통금이 해제된 시간에 보내준 장발장 같은 이야기.

    잃어버린 돈을 꾸어주면서,, 어머니에게 말할 수 있으면 그때 갚으라던 골목길 가게 아저씨.

    메뚜기를 찾아 들판을 헤매던 기억들..

     

    어려웠던 추억의 시간들의 이야기는 먼 옛날을 기억나게 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소박함 속에 정이 넘쳐흐르는 기억의 글들이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글이 서정적이고, 너무나 편안함을 전한다..

    덕분에 내 어린시절의 일들도 조금씩 반추해보면서,,

    내가 그시절로 돌아가서 글을 쓴다면, 내 기억의 글들은 어떻게 구며질까? 생각해본다.

    아무려나,, 어렵던 그시절이 정말 가슴따스했던 날들임은 분명하다..

     

    벚꽃처럼 화려하게 한순간을 살고자 하는 꿈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짧은 개화를 위해 벚나무가 한해를 견디어 낸 것을 생각하면 화려함 뒤에는 지루한 인고의

    시간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기에 벚꽃을 부러워하는 마음은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는 것이지 실현하려는 것만은 아니다..

     

    생활의 궁핍한 어려움을 벗어난 현재,, 우리는 너무나 화려한 벚꽃의 삶을 꿈꾸는지도 모른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꿈을 꾸더라도,, 정이 넘쳐나던 그시절을 잊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큰 어려움없이 자란 현재의 청소년들은 나이가 조금 들어서 생각해 보면,,

    어떤 날들이 가장 따스한 날들일까?

    서두에 말했듯이 어려움이 있었던 날들이 너무나 좋았던 날들로 각인되는 것이 사람들에게 있는

    어떤 특별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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