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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내편 첫머리글인 <소요유>에는 곤과 붕이라는 한번 날개를 펼치면 몇천리를 덮는 전설 같은 영물을 등장하면서 천지의 넓고 높음을 말하는 가운데, 이를 대비하여 어리석음의 매미와 비둘기의 대화가 등장한다.
사회적인 이상향으로는 무위를 강조하고, 개인적으로는 세속적인 가치를 배제하며 한가로이 거니는 소요유의 경지를 말하고자 했다.
무위와 소요유의 개념은 무소유의 개념과 어울리며 비움의 철학이 탄생함이 아닌가 한다.
장자는 중국의 수많은 책자 가운데, 책의 부피도 그렇지만 가장 어렵게 쓰여진 책 중에 하나이고 많은 부분에서 공자의 현실적이고 정치적인 마음가짐을 조롱하였기에 한자를 잘아는 유학자들이 번역하기 꺼린 탓에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웠다고 한다.
책 내용 자체가 상당히 철학적이기에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은 있지만, 책의 곳곳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삶의 자세들과 자연을 보는 시각이 남다르고 해학적이고 우화적인 요소가 많아서 중간중간 재미있게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매력이라고 하겠다.
장자를 많은 책들을 통해서 보면서도 장자라는 제목 하나에 이끌림은 조금이라도 더 장자의 마음에 다가서고자 하는 시도이다.
[장자의 비움공부] 은 저자가 철학적인 이해의 어려움은 잠시 내려 놓고 장자 속의 우화나 해학적인 요소들만을 90편 간추리고 그것들에 대한 해석을 덧붙임으로 책을 꾸몄다.
마차의 바퀴에 대항하는 사마귀를 표현한 당랑거철의 이야기와 공자를 훈계했다는 큰 도둑이었던 도척의 우화, 노담과 공자의 대화 속에 인의 보다는 자연에 맡겨두라는 장자의 주장, 재목으로서 쓸모 없는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자연 일치의 사상 등 장자 속의 특별한 내용들을
90편 소제목으로 하여 나열하고 이해를 돕는다
또한 세상을 이롭게 한 발명품 10개를 간추려서 이런 장자의 마음 비움 상태에서 창작적인 제품들이 탄생하지 않았겠는가? 하는 저자의 생각을 담았다.
장자의 생각을 통해서 쓸데없는 것들로 내면을 채우는 것이 아닌 자기 본연의 마음과 만나는 비움을 통해서 한 단계 성숙한 사람으로 발전함을 저자는 말하고자 하였다.
조금 깊은 철학적 요소는 부족하지만, 장자를 처음 대하는 이들이나 모든 연령대가 읽고 이해하기 쉬울만한 내용으로 책은 엮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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