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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조금 낯선 러시아에 대해서 아직도 공산주의의 산물들이 잔존할 것이고 폐쇄적이며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웃음을 감추어버린 그런 나라로 상상을 해본다.
저자가 만난 러시아의 시민들을 통해서 그런 생각들이 많이 감소되었으며, 알지 못하면서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음인지 하는 생각을 갖게 해준다.
우선 러시아에서 만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진을 찍고자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포즈를 취해주고 거부감이 없었다는 것이 이채로웠다.
책 표지의 모델로 어린아이들을 선택했는데, 여행중에 만난 웃지 않는 유일한 얼굴로 기억되어서 책표지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오랜시간 사회주의 이념으로 종교 탄압도 있었을 듯한데, 유럽보다 오히려 카톨릭이 변형된 러시아 정교회가 발전적으로 퍼졌다는 것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우리와는 다르게 레닌 동상을 제하고는 정치가, 영웅 등의 동상 보다는 푸시킨이나 도스토옙스키 등 작가들의 동상이 더욱 많이 보였다는 점도 예술이 정치를 넘어선 문화유적이 가득한 곳으로 인식되어지게 한다.
컬러 사진과 함께 작가의 시선을 읽을 수 있는 피사체들은 수많은 미소 머금은 러시아의 사람들, 그리고 예술성 가득한 정교회 성당들, 넓은 공원 등의 한적한 아름다움 들이다.
동양인에 대해 차가운 시선보다는 모르는 것을 알려 주려는 오히려 과잉된 친절함, 그것은 러시아 말을 못 알아 듣는 데에도 계속해서 말을 걸어준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 특별하기에 나도 그렇게 느껴지게 만들어 준다.
홀로 떠나는 여행이었기에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고 그런 느낌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작가의 시선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두 개의 큰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의 여행지에서 느껴지는 글들이 우선하고,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탄 경험이 주로 책을 장식한다.
러시아 많은 곳에 버스킹을 하는 예술인들이 많음을 소개하며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동상과 삶에 대한 이야기 등을 남다른 시각으로 전하고 있다.
책 제목 그대로 많은 문화 유적들과 성당 등 건축물과 러시아 정교회에 대한 소개 등 문화적인 요소들도 전하고 있지만, 저자가 특별히 전달하는 요소는 친절하고 웃음 가득한 러시아 사람들을 향한 사진과 기억들이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즐겼는가 하는 관광이 대세인 다른 여행기 보다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꼈는가를 전달하기 위해서 노력한 여행의 흔적들이 눈에 보인다.
그러나 단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여행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그나라의 특별한 문화적인 요소 중에 하나인, 먹을 것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 하겠다.
어떤 음식을 먹고 그 음식에 대한 특별함을 가끔은 언급을 해주었더라면, 이후에 러시아를 산책하게 되는 이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 것을 말이다.
그러나 그만큼 군더더기 없는 글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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