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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수리꽃이 많이 피면 흉년이 든다고요
    내가 쓰는 이야기 2021. 10. 16. 22:26

    청양 어느 시골에서의 이야기

    잠시 동네 할머니 일을 거들다가 할머니와 쉬고 있는데,,,

    건너편에 있는 커다란 상수리나무에 꽃이 상당히 많이 피었다..

    그것을 보시더니,,

    <올해 흉년들겠어...저렇게나 많이 상수리꽃이 핀 것을 보니...>

    <상수리꽃이 많이 피면 흉년들어요?>

    엉뚱한 말씀에 어리석은(?) 질문을 해본다.

    <그럼,,흉년들면 상수리 도토리나 주워 먹고 살라고,, 상수리가 많이 달리는거여..>

    먹을 것이 부족해지면,, 상수리 도토리묵이나 먹고 지내라는 자연의 배려란다..

    그렇군..

    어르신들의 이런 삶의 지혜는 후대로 잘 전해져야 하는데..

    젊은 이가 끊긴 시골에 누가 이어 받을까?

     

    서오릉을 걷던 길에 도토리 열매가 엄청나게 떨어져 있다.

    다람쥐, 청설모가 먹어 치우기엔 너무나 많은 양이라 아깝긴 한데, 세계문화유산 지역이라서

    누구도 주워갈 수는 없을테고 능을 관리하는 관리자들도 손은 못대는 듯 하다.

     

    조선시대 능참봉이란 종9품의 직업군이 있었다.

    왕릉 입구 재실에서 살며 능을 관리하는 직업인데,, 참봉이라는 직책이다.

    비록 말단의 직업이지만 왕릉을 관리하는 위치라서 위세도 있었다 하고, 나라에서 어느 정도의 봉토도

    주어서 먹고 사는데에는 풍족했다 한다.

     

    그런데 여러 왕릉을 걸으면서 확인한 것인데, 소나무가 왕릉의 대표 수종으로 자리잡긴 하지만

    도토리 참나무도 엄청 많은 것을 항상 느끼곤 한다..

    민가 근처에 참나무가 많은 것은 당연하고, 최고의 숯의 재료이기도 하여 서민들의 삶에 아주 

    중요한 나무군이긴 하지만, 왕릉에 이렇게나 많은 것을 보면서 엉뚱한 생각도 가져 본다.

     

    도토리꽃이 많이 피면 흉년이 든다고,, 어느해 어느때 흉년이 들어서 능참봉들에게 어느정도의 녹봉을

    주지 못하는 때가 닥치면 아마도 도토리나 먹고 살아가라는 배려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옛어른들의 자연을 읽어 내는 지혜를 보면서 삶은 자연에 적응과 순응하는 자세가 이니었을까.. 생각해보면서

    서오릉 상수리나무들과 열매에 시선을 많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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