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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 땅의 야수들
    책읽기 2022. 10. 30. 16:56

    김주혜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한국이라는 작은 땅의 역사를 온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며 <작은 땅의 야수들>의 집필동기를 밝힌다.

    저자의 외할아버지는 김구선생을 도와 독립운동을 했던 분으로 어릴적부터 어머니가 외할아버지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기에 격동의 한국사와 민초들의 삶에 대한 관심을 가진 것이 동기가 되었다 한다.

     

    우리역사의 암울한 시기였던 일제 강점기 1918년 부터 1964년 박정희 정권까지의 시간 속 역사를 아픈 마음으로 대하게 된다.

    우리 역사를 이어온 것은 양반 계급이나 학식이 높은 자, 부유한 이들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가난하고 헐벗고 못 배운 평민들이 바탕에 있었다.

    사냥꾼, 군인, 기생, 깡패, 학생, 사업가, 혁명가 등 민초들의 파란만장한 인생들이 어떤 인연 속에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게 되는 날들이 일견 평범하기도 한 일상이지만, 시대상 때문에 아픈 일상으로 비추어지는 어떤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1917년 겨울 평안도 깊은 산 속 눈 속을 헤매는 사냥꾼의 이야기를 프롤로그로 하는데 추위와 배고픔과 싸우며 표범을 쫓던 사냥꾼은 일본 장교를 호랑이의 공격으로부터 구하게 된다. 이 둘의 만남은 이후 그들을 운명의 소용돌이에 가두게 되고 이 둘의 운명같은 인연의 이야기가 반세기에 걸쳐 이어진다. 사냥꾼 남경수는 일본군 장교 야마다를 구하고, 담뱃갑을 선물했는데, 야마다에게 죽임을 당할 위기의 아들 정호는 담뱃갑을 지닌 덕에 목숨을 건진다.

    이야기의 주역으로 등장하는 기생 옥희, 옥희를 지키며 사랑하는 걸인 행각의 정호, 가난한 몰락한 양반 가문이었지만 해방 후 갑부가 된 한철, 옥희의 친구이자 기생의 딸인 연화와 월향, 독립자금을 마련하고 독립운동을 돕는 기생 은실과 예단 등과 같은 밑바탕의 삶을 살지만 의기가 있는 일반 백성들의 삶을 심도 있게 그리고 있다.

    무자비한 일본군 야마다, 이토, 좌파독립운동가 명보, 친일파 정수 등 대비되는 다양한 인물들속에 독립을 위해 살아가는 민초들의 삶은 돋보인다.

     

    해방 이후 1964년 격동의 시기의 혼란한 상황은 그려내지 않지만, 빨갱이 간첩으로 몰리게 된 정호와 이를 구명하려는 옥희, 그리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정호와 1965년 에필로그의 옥희의 담담한 해녀의 삶의 이야기가 너무나 민초적 삶의 이야기들이어서 먹먹하게 한다.

    고통과 힘겨운 삶들 속에서 윌가 이만큼 풍요를 누릴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하게 한다.

    작은 땅에서 살았던 한국인들에 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인류 전체의 인간성에 관한 이야기를 생각하며 글을 썼다는 마음이 잘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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