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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림역 새똥이야기내가 쓰는 이야기 2025. 3. 31. 11:52
출퇴근길.
신도림역 6번 출구를 나와서 20미터 정도 오면 새들의 분변물이 수를 놓은 듯이 바닥에 하얗게 뿌려져 있다.
유독 한 장소에서만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주변에 높이 자란 소나무 위에서 볼 일을 본 듯하여 이 근처만 오면 눈은 항상 하늘을 향하게 된다.
2,3년 전 어느해인가 5월1일(날자는 기억이 뚜렷하다) 역곡역 커다란 빌딩 앞을 지나치는데, 빌딩에서 버린 따스한 물을 한바가지 뒤집어쓰고는 어디서 이딴 짓을? 하고는 도끼눈을 뜬 적이 있다.
이내 머리에 얼굴에, 어깨에 숄더백에 그리고 다리에 누런 분변물이 흘러 내리는 것을 보게 된다.
빌딩 한켠에 비둘기들이 자리잡고서 단체로 응가를 한 것을 재수 좋게(?) 내가 뒤집어 쓴 것이다.
날이 따스한 덕에 춥지는 않게 역곡역 화장실로 가서 머리, 어깨, 얼굴, 그리고 숄더백, 다리 등의 분변을 씻어냇다.
단체로 분변을 본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것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기억으로 신도림역을 지나치면 항상 그기억을 떠올리며 내 눈은 하늘을 향하지만, 한번도 새들의 모습을 본 적은 없다.
아침 출근길과 저녁 퇴근길에는 이들도 어디론가 출퇴근을 하는 것 같고 저녁 무렵 잠자리에 돌아와서 볼일을 보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튼, 비도 오고 청소하는 이도 있지만 언제나 바닥과 벤치에 녀석들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갑자기 새들의 똥은 왜 하얀색을 보일까? 궁금해졌다.
나우루 섬의 갈매기 새똥에 인산염이 풍부하여 그 새똥을 팔아서 부자섬이 되었다는데, 새똥에는 인산염이 많아서 하얀색일까? 하고 궁금증을 가진다.
대체 새들은 어떤 것을 먹고, 인산을 다른 동물에 비해서 자가 생산하듯이 할까? 하는 별난 호기심을...
꼭 공대출신이어서만은 아니고 내가 봐도 호기심이 많은 본성을 가졌기에 챗gpt도 찾아 질문해 본다.
그런데 포유류 등 동물은 질소 노폐물을 요산 형태로 오줌을 통해 배설하는데, 새들은 오줌 배설기관이 없어 똥과 함께 요산 형태로 배출하기에 하얀색을 띈다고 한다.
새똥 흔적을 보고 호기심에 요산 구조식도 보고 오늘도 쓸 데 없는 지식 하나 쌓아 본다.
오픈AI 정말 유용하다고 느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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