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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삶 1
    내가 쓰는 이야기 2011. 5. 30. 22:23

     

    동네 입구 첫번째 집에 사시는 할머니다.

    연세가 여든이 조금 넘으신 것 같은데,,

    60 정도에 혼자 되셔서 3남 몇?녀를 두셨다.. 고 말씀하신다.

    어느날인가,,

    할머니 혼자서 고추밭 말뚝을 박고 계시기에 잠시 도우려했다가,,

    팔꿈치 이상을 느끼고 얼른 망치를 돌려드렸더니,, 두 손으로  능숙히 두드리시던 그분이시다..

     

    며칠 전부터 고추밭 말뚝을 끝내시고,,

    비닐 멀칭을 혼자서 씌우신 뒤에,, 참깨를 심고 계시는 장면이다..

    멀칭한 밭 뒤편에 모자를 쓰고 앉아서 일하고 계시는 장면을 잡아 보았다..

     

    혼자서 하시기엔 이렇게나 커다란 밭을 혼자서 멀칭 하신 것도 대단하시고,,

    또한 구멍마다 참깨 몇알 떨어뜨리고,,

    (조금 도와드리려 해봤더니,, 구멍마다 막대기로 흙을 고루펴서 깨알이 잘 앉게 흙을 다듬고...)

    어디선가 모래를 구해오셔서 그 위에 모래알로 덮어 씌우시는 일을 며칠째 하고 게셨다..

     

    누군가와 일을 도와서 같이 하면 좋으련만,, 산골의 노동력은 이렇다..

    남들과 품앗이 하기엔 너무 작은 규모이고,,혼자서 하기엔 힘들고....

    잠시 도와 드리는 나로서는,,

    참깨 심는 것 자체가,, 흡사 도를 닦는 기분이었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표시도 나지 않는 일...

     

    <할머니,, 이렇게나 많이 농사지어서 뭐하세요?>

    <자식들 주지...>

     

    경제 논리만으로는 이렇게나 힘든 일을 계속하긴 힘들테지만,,

    이 시대의 우리들의 마지막 어머님 모습이랄까요?

    자식들이라면 무조건 무슨 일,,어떤 희생,, 어떤 것이던 해내고 마시는...

     

    어느날 내가 고사리와 취나물 따고,, 구기자 순 자른 것을 보시고는,,

    작년에 죽은 큰 아들 생각이 간절하신가 보다..

    서울 대전 등에 집도 3채나 될만큼 잘 살았는데,,

    위암으로 수술을 하고는 예상보다 일찍 죽었다고....

    수술하지말고,, 나처럼 고사리 등 산나물 뜯고 시골와서 살았으면

    아직은 살아 있을텐데.....하는 회한이 많으시다..

    허기사 큰 아들이 나보다 한살 많은 그런 나이였었다니.....

     

    아들이 죽자 몇개월도 안되어서,,

    며느리가 큰아들앞으로 남겨준 땅을 팔려고 하였다.. 는데,,

    내 눈에 흙들어오기 전에는 못판다.. 고 울부짖으셨다고.. 누군가가 말해주기도 한다..

     

    할머니는 이런 많은 농사 이외에도,,

    2,3일에 한번씩은 토마토 농장으로 일을 나가신다..

    종일 일하면 35,000원이고, 한나절 일하시면 20,000원 받으신다고...

    가끔은 작은 토마토인데도, 익어버린 상품성 적은 것을 가져다가

    나에게도 주시고, 이웃에게도 주시곤 한다..

    혼자서 살아가시는 데는 충분한 용돈도 버신다고.....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노년에 잘 사는 모습은 어떤 형태일까?

    노년에 혼자의 삶은 정녕 어떠할까?

    할머니를 매일 바라보면서,, 이러저런 생각으로 가끔 일을 거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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