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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로 가는 길에..
    내가 쓰는 이야기 2019. 8. 21. 11:32


    가을로 가는 길목임에도 제가 사는 곳은 산골에 해발 500미터 고지여서인지 아침 저녁은 20도 내외로 서늘합니다.

    바람이라도 서늘하게 불면 춥다 느낄 정도이지요.


    아직은 결실을 맺는 것들이 많지는 않아서 조금 한가한 날들입니다.

    숲에 가보아도 둥글레 , 도라지 등 보이지만,, 아직은 채취시기가 아니라서 할 일이 별로 없네요

    가을과 시골의 정서를 가장 많이 느끼게 해주는 고추 말리기 입니다.

    밭에서 조금 따와서( 제 몫으로 다 딴다면 이것의 10배 이상은 될 것입니다.) 고추 말리기 체험을 해 봅니다.

    며칠 째 볕 좋은 날은 널었다가 저녁에 이슬 맞지 않게 걷고,, 비올 것 같으면 걷고,, 다시 널고...


    정말 좋은 고추들만 따서 말리는 작업을 하니 잘 될 줄 알았습니다만,,, 반 이상은 버릴 것 같습니다.


    말리는 중에 겉표면이 하얗게 변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잘라보니 안에서는 곰팡이가 피어 물컹하네요.

    아~~~ 희나리라고 하얗게 된 고추들도 빻아서 좋은 고추가루에 섞는다 하여서 희나리는 병 든

    나쁜 고추들인 줄 알았는데..

    완전 빨갛게 익은 고추말고, 빨갛게 된 줄 알고 땄는데, 파란 색이 있는 것들이 희나리가 됨을 알았습니다.


    농사의 경험이 있던 이에게 물어보니,, 빨간 것 중에 부분부분 조금 파란 것도 따서 조금 놔두면 토마토 익듯이

    빨갛게 되는데 그때 말려야 한다네요. 조금 숙성을 시킨 후에 말려야지 이상 없다고.....


    호기심으로 해 본 일이기에 다음에는 실패 없을 것이고....


    갑자기 이런 생각 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도 조금은 덜 익은 상태에서 만나는데,,

    만남이 조금은 숙성되어서 결실을 맺고자 해야지..좋은 결과물을 얻을 것 같다고...


    산골이기에.. 칡 덩쿨이 너무나 많아서....

    줄 사람이 있던 없던,, 칡꽃 효소는 꼭 담가봐야지....하고 10키로 통을 2개나 준비했습니다.

    칡꽃 효소가 맛과 향이 얼마나 뛰어난 지 잘 알기에....

    그런데 날이 너무 뜨겁고,, 토마토 밭에 할 일이 많아서,,

    줄사람도 없는 데 등등으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조금 흐린 날에 마음 굳게 먹고 들판에 갔는데..

    이상스레 칡꽃의 색이 영롱하게 붉지도 않고 칡꽃의 향도 별로입니다.

    뱀과 벌레, 곤충 들에게 당할까봐 장화에 만반의 준비하고 왔는데 말이지요..

    조금 따서 싱크대에 씻는데도 꽃향은 별로이고 노린재 냄새까지 풍기네요.

    그냥 버릴까? 하다가 통 한번 쳐다보고...ㅎ

    그래도 이번 칡꽃 효소는 포기할까 합니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큽니다.

    요즘 하루도 빠짐없이 일해야 하는 토마토 밭입니다. 

    하우스라 새벽에나 들러서 작업을 해도 땀 범벅되어서 나오지요.

    오랫만에 친구들에게 이것으로 생색을 내보니, 서울 가면 밥 한끼야 사겠지.. 합니다.


    다행이 먹어 본 친구가 주위에 무농약임을 강조하면서 주문을 받아서 택배비만은 건질 듯 합니다.

    이 계절엔 내입도 그렇지만 친구들도 무농약 토마토에 입이 호강한다.. 생각해 봅니다


    우선 거실로 다기지고 와서 선별을 하고...

    거의 완숙된 것들만 따서 보내기에 맛도 좋을 것입니다..

    병들고 못난 것들은 농부의 몫입니다..ㅎ


    무농약으로 기르기에 벌레들의 습격이 엄청납니다.

    맨손으로 작업하기에 토마토의 진에 의해 까매진 손가락이 재미있게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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