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구절초 꽃차를 만들며..
    내가 쓰는 이야기 2019. 10. 23. 23:31

    8월 말 무렵부터 나에게 무주는 조금은 이상한 땅으로 느껴졌다.

    칡 덩굴은 널려 있는데 칡꽃은 거의 구경하기 어려웠고 있는 칡꽃조차 꽃향이 거의 없다 할 정도 였다.

    초봄 설탕을 30키로 준비하면서 솔잎솔방울 발효액, 밤꽃발효액, 칡꽃 발효액만은 담아봐야지 했었는데

    밤꽃도 별로 깊은 향을 느끼지 못했어도 그냥 지나쳤지만 칡꽃에서 향을 못느껴서 발효액 담금을 포기했었다.

    칡꽃을 얼마나 기다렸었는데... 실망이  너무 컸었고 할 일을 잃어버렸던 순간이었다.


    가을에는 꼭 하나 하고픈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구절초 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10여년 전에 거창에서 구절초를 만나서 그것으로 차를 조금 만들었는데 그 맛과 향을 잊을 수가 없었다.

    서울 근교에서 만나는 산국 등은 향이 너무 진해서 차의 맛으로는 구절초의 깊은 맛에 비할 수 없음이 요인이기도 하고.

    마침 청정한 무주 산골에서 피어나는 구절초의 깊은 맛과 향을 기대햇기 때문이다.

    9월 중순 무렵부터 무주에는 구절초가 조금씩 피어나는데....이럴 수가.... 향이 거의 없다.

    그리고 보니 밤꽃 향도 적었고, 칡꽃도 그랬고,, 가만있자... 아카시아꽃도 조금 그런 것 같았고....

    정성으로 만들었던  금계국도 예쁜 빛깔에 비해서 향은 조금 부족한 듯 했었다.


    무주는 땅의 지기가 그런가 보다... 수도물도 비누가 빨리 씻기지 않는 연수더니 뭔가 이런 것이 영향을 미친다 생각했다.

    9월말 어느날 몹시도 한가한 날에 옆집 이웃을 꾀어서 거창으로 나들이를 간다.

    여기 있는 동안에 해남 강진 장흥 월출산 등 남도 기행을 계획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거창 산골에 가서 구절초를 만나면 조금 따와야지... 하는 생각도 함께 하고 길을 나섰다.

    그리고 구절초를 만났다.,, 그런데 그런데 향기가 없다.


    무주의 땅 기운만 원망했었는데, 그 깊던 거창의 구절초 향은 어디로 갔을까?

    올해 유독 비가 많이 와서 그런 것일까? 하고 생각하다가  대전 근교에 사는 지인에게 이런 얘기 했더니,,

    몇년 전부터 꽃에 향이 적어지기 시작함을 느꼈다 한다.

    바로 미세먼지 때문인 것 같다는 얘기에,,, 맞아... 미세 먼지의 중금속 들이 맛과 향을 없앨 수 있지.. 하는 생각이 들어

    정신이 번쩍 했다..


    음력 9월9일 중양절에 따는 구절초 꽃이 최고라는데,, 그런 중양절이 가까워 오자 조금은 꽃향이 깊어진 것 같았다.

    어쩌면 계속해서 미세먼지는 발생할테고,,올해가 내년보다,,미래보다는 그나마 제일 꽃의 향이 나은 것이 아닌가 ?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구절초를 채취해 본다.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같이 어울려 피는데, 이곳엔 구절초만이 한가득..

    구절초  꽃을 따서..

    약 10초 내외만 쪄서 말린다. 예전엔 향이 너무 깊어서 30초 정도 쪄야만 했었는데...

    '내가 쓰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이 바뀐 세상  (0) 2020.03.13
    무탈한 매일이 행복  (0) 2020.02.27
    체험 농사 마무리  (0) 2019.10.21
    가을날에.  (0) 2019.10.04
    뭐 먹고 사니?  (0) 2019.08.22
Designed by Tistory.